[만화]액션물<건비트>,급작스레 이뤄진 통일의 모습 다뤄

  • 입력 2001년 5월 8일 16시 28분


한반도의 통일을 소재로 한 만화가 나왔다. 시공사가 펴낸 <건비트>(글 전직석, 그림 고병규). 가까운 미래에 충분한 준비과정 없이 갑작스레 이루어진 통일로 정치-경제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겪는 한반도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

민족 대화합이라는 감격을 누릴 여유도 없이 형성된 사회불안과 남북 주민간의 극심한 빈부격차, 강력 범죄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전직 북조선 특수부대 출신 청년 남광호와 남한 출신 엘리트 경찰관의 딸 도지현. 이들은 부족한 경찰력을 보강하기 위해 활동하는 무장 요원 '건비트'의 일원으로 범죄현장들을 덮치며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 최첨단 무기를 휴대하고 실탄을 사용하는 전투장면들이 영화 <쉬리>에 등장했던 남북한 무장 군인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건비트>는 권마다 독립된 에피소드를 지닌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1권에서는 도지현이 어린 시절 미군 헥스에 의해 살해당한 아버지 원수를 갚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헥스는 도지현에게 러시안룰렛식 처형법으로 아버지를 간접 살해하게 했던 잔인한 인물. 지현은 일급 테러범 헥스와 한국은행 옥상에서 운명적인 대결을 벌이게 된다.

할리우드 액션을 연상케하는 속도감 있는 연출과 분위기도 돋보인다. 컷 분할을 자유 자재로 사용해 역동적인 느낌을 주며 인물 컷을 크게 묘사해 긴장감을 준다. 특히 액션 장면에서는 클로즈업과 원근법을 적절히 활용했다.

그림을 그린 고병규씨는 <출통! 먹통X>라는 코믹물로 알려진 작가로 "액션 영화의 연출법을 꾸준히 연구해 작품 속에 응용했다"고 말했다. 글을 쓴 전진석씨는 "북조선 출신의 세력이 '북조선 임시정부'를 세우는 2권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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