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뉴스] 故강경대 열사 10주기 추모제

  • 입력 2001년 4월 27일 18시 12분


[동영상] 91년 5월을 기억하는가

"무엇이 변했다 하는가? 우리가 91년의 경대가 되어 세상을 바꾸자"

故강경대 열사 10주기 추모제가 지난 26일 명지대 대운동장에서 열렸다.

유가족·대학생·민주화를 위한 가족협의회·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91학번 경대친구' 등 사회단체 및 학생 7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추모제는 '열사정신' 계승과 당시 5월 정국의 현재적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자리였다.

또한 강경대 학생이 사망한 자리에 세워진 '동판'의 10주기 맞이 개보수를 통한 제등식에서 강경대 학생의 어머니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오열해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추모제는 조국과 청춘, 노래모임 아줌마, 김원중, 이정열씨의 노래공연과 70여명의 전국각지에서 온 '91학번 경대친구'의 대합창, 명지대 재학생들이 3부로 만든 집체극 '세상을 바꾸자'로 진행됐다.

사회를 맡았던 김정환(명지대)씨는 "우리 모두가 강경대이고 우리 모두가 91학번이다"며 "여전히 당시에 외쳤던 '국가보안법 철폐' '민중생존권쟁취'의 구호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편 추모제에 앞서 명지대 학생 300여명이 '고 강경대 열사정신계승 결의대회`를 가졌다. 명지대 총학생회는 지난 19일부터 '등록금 책정 재논의, 학생대표자와 보직교수가 학교의 문제를 논의하는 합의기구 건설, 복지시설 확충 등의 요구안'을 걸고 본관을 점거 농성중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결의대회중 중앙운영위원회 회장들이 무기한 단식결의와 삭발을 했다.

지난 91년 4월 26일 강경대 학생이 외친 구호중 '학원자주화 쟁취'와 2001년 4월 26일 강경대 학생의 후배들이 외치는 구호는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야간강좌 총학생회장 봉혜영(명지대 경영무역학부)양은 "10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은 명지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열사에게도 미안하다"며 "10주기를 통해 힘있게 열사정신을 계승할 것이다"고 심경을 밝혔다.

다음은 추도사.

강민조(강경대 학생 아버지): 이제서야 당시 경대의 비디오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내가 10년전에 연단에서 하던 이야기와 지금 하는 이야기는 참 많이 달라졌다. 당시는 오직 자식잃은 아픔과 고통으로 복수를 얘기했다. 이젠 많이 달라졌다. 여러분과 경대와 이 땅의 민주화 통일을 위해 희생한 선배들이 있어 내가 마음이 차분해지고 웃을 수 있게 됐다.

여러분에게 너무 고맙다. 그때 우리를 공산당이라 했던 그들 지금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경대가 간지 10년 이제 경대는 이땅의 민주열사로서 서고 전국민이 인정했다. 이제는 슬프지 않다. 수구세력을 몰아내고 경대와 선배 희생자들의 넋을 통일로 보여주자.

한상열 목사(당시 범국민 대책회의위원장): 10년전 청춘들이 죽어갈 때 나 자신도 죽음을 생각했다. 살아서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이 불편한 것도 있다. 당시 열사들의 죽음을 매도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피는 헛되지 않았다.

역사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누가 10년 전 5월투쟁을 실패했다고 하는가? 갑오농민운동이 실패한듯 했으나 그것이 없었다면 항일투쟁, 3·1독립운동이 있을 수 있었겠는가? 4·19가 없었다면 5·18, 6·10항쟁, 91년 5월투쟁이 있었겠는가? 모든 열사는 하나다. 그러므로 오늘날 이 열사의 뜻을 계승해서 새롭게 부활하자.

임기란 민가협 상임의장: 10년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울었고, 경대군의 장례식을 가다 또 한명의 열사가 생겼다. 91년도 대투쟁은 민주화 역사에 남아있다. 노태우는 가해자를 석방시키고 경대군의 아버님을 감옥에 넣었다. 여러분 여러분의 선배들은 목숨을 걸고 싸웠다. 세월은 흘러도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여러분들과 선배들의 투쟁이 있어서 이만큼이나 민주화가 됐다.

오종렬(전국연합의장): 경대가 먼저 가면서 외친 것은 학원자주화, 총학생회장 석방, 노태우 정권퇴진이었다. 개인의 이익과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이 세가지가 자신과 가장 크게 연결된다. 학원자주화는 민족자주의 뿌리요. 그것이 없으면 사람이 없다.

그리고 총학생회장 석방요구는 사람의 기본적인 윤리다. 노태우정권 퇴진은 미국의 분단체제인 꽃을 꺾자는 것이었다. 결국은 인간이 인간다움을 위해 외친 것 때문에 경대가 죽었다. 여러분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이수호(당시 범국민 대책위 집행위원장): 오늘 그날처럼 바람이 불고, 꽃향기가 난다. 경대가 우리에게 보여줬던 것은 깨끗하고 맑은 영혼과 순결함이었다. 경대의 그 모습들이 나 자신을 늘 돌아보게 하고 깨끗하게 살라한다. 혹시 여러분 마음 속에서 사랑하는 경대를 만나거든 고이 간직하고, 할 일 많은 세상 함께 살아가자.

정명수(전대협 5기 동우회 회장): 경대를 생각하며 이곳에 오는 동안 세상은 10년이란 세월동안 변했는가! 안 변했는가!라는 물음이 계속 들었다. 역사는 수구세력들의 반동의 힘과 민중의 분출하는 힘이 대결해서 이기는 쪽이 승리한다. 내가 생각하건대 이 싸움의 승리는 10년 단위로 우리에게 오는 것 같다. 우리 승리의 10년이 찾아왔을 때 우리가 얼마나 힘을 잘 발휘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6.15이후 10년은 우리 승리의 역사가 될 것이다.(유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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