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핫이슈]'인구' 과대포장…실제 6백여만명

  • 입력 2000년 5월 14일 20시 07분


한달에 한번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만7세 이상인 남녀. 우리나라 인터넷인구를 월단위로 발표하는 인터넷정보센터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인터넷인구 측정의 잣대다. 가장 최근 자료인 3월말 현재 국내 인터넷 인구는 무려 1393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가 과연 실체를 제대로 반영한 수치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벤처기업 지원에 유난히 관심이 높은 현 정부가 ‘의도적인’ 장밋빛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먼저 인터넷정보센터가 정한 인터넷인구 산정기준은 세계적인 조사기관이 채택한 기준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컴퓨터 인더스트리 알마낵’사의 경우 만16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닐슨 미디어 리서치 △니케이 △리서치 온 인터넷 인 슬로베니아 등도 동일한 나이를 적용중이다.

인터넷정보센터가 만7세 잣대를 적용한 시점은 인터넷 열풍이 한창 몰아치던 지난해 10월. 나이를 만7세로 끌어내리고 통계수치에 곱해지는 보정계수를 조정해 1999년 9월 589만명이던 인터넷인구가 불과 한달사이에 943만명으로 354만명이 늘어났다.

인터넷인구 과대평가론의 논거는 인터넷분야 선두기업들의 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하루 3400만 페이지뷰(방문량 측정단위)를 기록중인 야후코리아(www.kr.yahoo.com)의 경우 수익과 관련된 쇼핑몰 페이지뷰는 48만에 불과한 상태.

이점은 라이코스코리아도 마찬가지여서 전체 3100만 페이지뷰중 쇼핑몰은 15만 페이지뷰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네티즌수가 생각보다 적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인구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게 사실”이라며 “외국기준으로 엄격하게 계산하면 국내 인터넷인구는 600만명 가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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