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집중진단/대중가요 노랫말]가수 김진표 인터뷰

  • 입력 1999년 5월 24일 18시 51분


김진표(22)는 태연했다. 최근 공연예술진흥위원회로부터 그가 쓴 ‘추락’의 가사가 청소년에 유해하다는 판정을 받은 그는 “평소에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그대로 담았을 뿐”이라며 “가사를 삭제당하느니 유해판정 받는 것이 낫다”고 했다.

―근친상간을 다룬 ‘추락’을 쓴 이유가 있나.

“나는 TV와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는다. ‘추락’은 TV시사다큐를 보고 그대로 옮긴 것이다.”

―팬들인 청소년들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보았나.

“나는 래퍼이고 래퍼는 오감(五感)으로 느낀 것을 그대로 담아내는 게 임무다. 물론 가사가 직설적이라 ‘시끄럽겠구나’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내 팬은 청소년일지 몰라도 그들을 위하거나 그들의 반발심리를 이용하는 데는 관심없다.”

―무슨 사회적 메시지가 담겼나.

“나는 ‘저항가수’도 아니고 순교자도 아니다. 단지 남들이 안하는 것에 주력할 뿐이다. 난 나니까. 서태지와 아이들이 ‘교실이데아’를 낸 후 10대가수들이 유행처럼 학교문제를 다뤘지만 그것도 마케팅의 산물아닌가.”

―하드코어(록에 랩을 가미한 음악)밴드인 ‘노바소닉’의 멤버로 활동하게됐다.대부분 직접 작사를 하던데 어떤 노래를 쓸 것인가.

“역시 보고 듣고 느낀대로.타이틀곡인 ‘태양의 나라’에서는 종말이야기를, ‘알’에서는 마약 환자들의 환각상태를 상상했다. 유해판정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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