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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名병원]<2>원격 수술 기법개발 선구자 마레스코

입력 2006-11-11 03:00업데이트 2009-10-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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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은 미래에 로봇이 처음부터 끝까지 수술을 담당하고 의사는 이를 지켜만 보는 시대가 올 겁니다.”

원격 수술 기법을 앞장서 개발하고 있는 스트라스부르 대학병원 소화기암 연구센터(IRCAD) 소장인 자크 마레스코 박사의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외과병원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환자들은 언제, 어디서건 그 분야에서 가장 솜씨 좋은 의사들에게서 수술을 받게 되는 셈이다.

마레스코 박사는 ‘린드버그 수술’의 창시자로 불린다. 2001년 9월 7일 그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건물에 있었다. 같은 시간 대서양 건너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병원 수술대에는 그가 수술할 만성 신부전 환자(68·여)가 누워 있었다.

마레스코 박사는 수술실로부터 초고속 전송망을 통해 전달되는 화면을 보며 뉴욕에서 조종간을 움직였다. 역시 전송망으로 그의 손놀림을 전해 받은 로봇 팔은 환자의 몸속으로 들어가 담낭을 정확하게 도려냈다. 수술 시간은 불과 45분. 마레스코 박사와 로봇, 환자 사이에서만 이뤄진 수술이었다.

이때부터 이 수술에는 ‘린드버그 수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1972년 찰스 린드버그가 사상 처음으로 대서양을 건너는 무착륙 비행에 성공한 사실에 비유한 것이었다.

마레스코 박사는 현재 개인휴대단말기(PDA)를 통해 세계 각지의 의사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플래시 영상으로 전송된 수술 상황을 PDA를 통해 확인한 전문가들이 다시 PDA 화면에 직접 선을 그어가면서 음성과 그림으로 즉각 의견을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마레스코 박사는 “전화로 의견을 구하던 시대에 비하면 한 번에 여러 명에게서 의견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3차원 기술을 로봇 수술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이미 mm 단위로 촬영할 수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 기법을 개발했다. 환자의 몸을 세밀하게 찍은 영상과 신체 외부 영상을 겹쳐서 실제 환자의 몸과 완전히 일치하는 3차원 영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의사는 이렇게 만들어진 3차원 영상을 보면서 화면 속에 있는 로봇 팔을 움직여 가상(시뮬레이션) 수술을 해 본다. 여러 차례 반복을 통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들면 실제 수술에 들어가게 된다.

마레스코 박사는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의사가 입력한 수술 프로그램을 로봇이 그대로 따라하는 ‘무인 수술’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라스부르=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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