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동아사이언스]다시 할수없는 업적 'Ig'노벨상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8시 57분


인터넷 동아 사이언스는 지난 9일 이후 노벨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수상자 발표소식을 즉시 알려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2년 연거푸 노벨상 수상자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Ig’라는 혹이 붙은 노벨상이지만 말입니다.

‘다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될’ 기발한 연구나 업적을 수상하는 Ig 노벨상은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미국 과학기술계의 ’딴지일보’격인 ‘있을 법하지 않은 연구 연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1991년 제정했습니다. 노벨상을 풍자한 상답게 이름부터 다이너마이트처럼 터지는 ‘소다 팝’(병 속에 들어 있는 탄산 음료)을 발명한 가공인물인 이그나시우스(Ignacius) 노벨에서 따 온 것입니다.

올해 Ig노벨상 시상식은 지난 6일 하버드대에서 거행됐습니다. 수상자들 중에는 10년 동안 실제 성행위를 자기공명장치로 촬영해 생식기 변화를 관찰한 네덜란드의 과학자들(의학)과 합동결혼식 참가자를 1960년 36쌍에서 1997년 3,600만 쌍으로 늘린 공로를 인정받은 문선명 통일교 교주(경제학)도 있습니다. 그 외에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깨져버린 변기에 다친 비만환자를 연구한 영국의 과학자들(공중보건), 사랑의 감정이 심한 강박증세와 다르지 않음을 세로토닌 분석을 통해 밝힌 이탈리아와 미국의 공동 연구팀(화학), 올챙이의 맛에 대한 비교연구를 위해 시식까지 마다하지 않은 캐나다 생물학자(생물학), 실탄 대신 목소리로 사격훈련을 대신한 영국 해군(평화) 등이 있습니다.

이 행사의 포스터에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습니다. 발상의 전환을 상징한다 하겠지요. 우리나라는 지난해 ‘향기나는 정장’을 개발해 Ig노벨 환경보호상을 받은 권혁호씨에 이어 연거푸 수상자를 냈으니 가히 창의적인 민족이지 않습니까.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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