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뉴스]벤처기업 「실버파워」 대공세

  • 입력 1998년 2월 13일 20시 09분


요즘 실리콘밸리에서는 40, 50대 장년층의 활약이 눈부시다.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참신하고 통통 튀는 아이디어는 모두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단정하기 쉬운데 이들의 등장으로 ‘벤처기업은 혈기왕성한 20, 30대의 무대’라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가라지컴을 설립한 구이 가와사키(44). 애플컴퓨터에서 15년간 일한 중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그는 지난해말 유유히 사표를 던졌다. 올해초 그는 인터넷 사이트(www.garage.com)를 개설하고 홍보에 여념이 없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자본 유치부터 시스템 자문까지 전반적인 창업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가라지컴’이란 이름은 실리콘밸리 신화를 낳은 휼렛패커드사의 창업자 휼렛과 패커드가 자동차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에 착안했다. PC를 처음 만든 애플의 스티브 좁스도 차고에서 사업을 일으켰다. 가와사키는 ‘감성’을 중시한다. 감성은 정열로 이어지고 바로 그 정열이 오늘의 실리콘밸리를 낳았다고 믿는다. 베스트인터넷의 짐 잘리사장은 50대 초반이다. 3년전 5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지금은 직원이 1백25명으로 늘었다. 웹 호스팅 분야 전문업체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전문성’과 ‘프로정신’이란 그의 경영철학에 따라 이 회사에는 1백명이 웹디자이너 웹마스터 등 전문가들이다. 이외에도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실버 파워로는 △컴퓨터 컨설팅업체인 컴퓨멘토사 대니얼 벤호린사장(51) △대용량 데이터저장시스템을 개발한 테라뱅크 제리 조이스사장(62) △인터넷 단말기용 특수 칩을 생산하는 iTV사 게리 랜포드사장(52)이 손꼽힌다. 신세대 아성에 도전하는 이들은 “물리적인 나이로 신세대와 구세대를 나누는 것은 경솔한 생각이며 시대에 뛰떨어지는 사고방식”이라고 열을 올린다. 유연한 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패기와 야심, 모험과 도전의식이 있다면 나이를 막론하고 신세대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젊은이에게 없는 경험과 연륜이 합쳐지면 금상첨화가 아니냐”고 한마디 한다. 송혜영 〈실리콘밸리 통신원·인터넷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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