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위성시대/하늘위 방송통신혁명]시리즈종료 좌담

  • 입력 1997년 12월 29일 09시 15분


《동아일보는 97년 한 해 동안 「지구촌 위성시대」라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정보화 시대에 위성이 맡는 역할과 그 중요성을 소개해 왔다. 미국 일본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세계 각국의 위성 활용 현황과 최신 기술동향을 생생하게 현지에서 취재해 미래 위성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지구촌 위성시대를 마감하면서 국내 전문가들로부터 우리나라 위성 활용의 현재 모습과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번 좌담회에는 김창곤(金彰坤)정보통신부전파방송관리국장 이주형(李周炯)SK텔레콤기획조정실이사 정선종(鄭善鍾)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위성통신기술연구단장 황보한(皇甫漢)한국통신위성사업본부장이 참석했다.》 ▼정선종 단장〓위성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통신서비스가 개인화 광역화됨에 따라 위성의 필요성이 많아진 것이죠. 국제화시대에는 국경을 뛰어넘는 이동통신 수단이 필요합니다. 해외 출장중이나 여행중에도 언제나 연락이 가능해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국제간 이동통신 서비스를 가장 확실히 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위성입니다. 위성은 「글로벌 시대의 중요한 통신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통신 인프라로서 위성의 위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창곤 국장〓위성은 많은 지역에 동시에 대용량의 정보를 보내는데 유리합니다. 또 지상재해에 상관없이 통신망을 유지할 수 있는 특성도 갖고 있습니다. 위성은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가장 빠르고 경제적으로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남북한이 통일되었을 때 효과적으로 전국 통신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위성이 통일 시대의 중요 통신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죠. ▼황보한 본부장〓현재 우리나라의 무궁화 위성이 동경 116도 정지궤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위성망은 방송망으로서도 상당히 편리합니다. 보다 넓은 지역에 선명한 방송을 전달할 수 있으며 위성 수신기를 이용해 가정에서 많은 채널의 방송을 잡음없이 듣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세계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디지털 방송에 위성이 효과적이라는 게 입증되었습니다. ▼이주형 이사〓위성은 독립적이고 자기 완결적인 통신망이라기보다는 지상망과 보완 경쟁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같은 차원에서 위성이 차지할 수 있는 통신 방송 시장의 범위와 경쟁력 우위 요소를 찾아야 하겠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지상망이 발전함과 동시에 위성망도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또 지상망이 충분히 담당하지 못하는 틈새를 위성이 메워주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정단장〓위성도 최근들어 그 쓰임새에 따라 다양해지고 점점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위성 방송은 세계화되고 있으며 국제적인 문화 상품으로 커 가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국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위성서비스에 투자자로 참여해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국제적인 마케팅 감각을 익히고 있습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무궁화위성도 국제적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야 합니다. ▼이이사〓위성분야를 산업적으로 접근할 때 국제적인 감각을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는 위성 산업 관련 투자를 국내 시장만을 보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위성을 수단으로 세계 정보통신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때 우리나라 위성산업은 개화기를 맞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황보본부장〓사실 위성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습니다. 원격방송중계나 원격강의 광고방송 영상통신 분야에서는 확실히 위성이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위성은 방송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우는데 지상망 방식보다 월등히 우수합니다. 우리나라는 땅은 좁지만 산간지역도 많고 도서지역도 제법 있어 위성이 유용한 점이 많습니다.우리나라 지형과 수요에 맞는 위성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국장〓98년부터 국내 통신시장이 해외에 개방되면 외국의 선진 통신기업들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이고 들어올 분야가 사실은 위성통신 분야입니다. 우선 위성은 국내에 별다른 인프라 시설 없이도 국제적인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또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이 아직까지 국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분야가 바로 위성입니다. 위성방송의 경우 전파월경문제가 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공중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수많은 위성방송을 막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먼저 국제 경쟁력을 갖춘 위성방송사업자나 위성통신사업자를 키우는 게 시급합니다. ▼황보본부장〓위성망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초고속통신망 건설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고속으로 보내는 것이 이제 위성망으로 가능해졌습니다. 때문에 위성을 하늘에 떠 있는 별개의 통신망으로서가 아니라 국가 정보를 실어나르는 대동맥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이사〓국내 기업도 위성 사업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성산업은 막대한 비용이 들며 여기에는 기술력과 함께 글로벌 마케팅 능력이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지금 제각기 다른 색깔로 위성산업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협력해 국제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상호 긴밀하게 협력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정단장〓차세대 위성휴대전화(GMPCS) 등 국내 기업들이 위성통신분야에 진출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같은 노력이 더욱 가속화돼야 할 것입니다. GMPCS는 사업적으로도 상당히 희망적입니다. 당장 몇년사이에 돈을 버는 것 이외에 세계의 통신 기술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는 방향타 노릇을 할 것입니다. ▼김국장〓외국 기업과의 경쟁 측면에서 보면 GMPCS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위성을 이용한 국제 고속 데이터 서비스 등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기술력과 함께 국제적 마케팅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황보본부장〓위성이 주고 받는 데이터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위성을 이용한 서비스가 다양해지면 가정이나 기업에서 써야 할 단말기 수요가 늘어날 것입니다. 국내 기업은 이같은 지상 단말기 시장에 빨리 들어가야 하고 관련 기술 개발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이사〓사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위성체 제작이나 개발은 전체 위성산업에서 15%정도밖에 안됩니다. 위성 관련 산업에서 가장 많은 시장을 갖고 있는 것은 위성이용 서비스 분야입니다. 위성을 어떻게 활용해 기업이나 가정에 필요한 서비스를 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때문에 국내 기업에서도 위성 부가 통신 서비스나 컨텐트 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김국장〓위성방송은 사실 우리나라의 중요한 정보 인프라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위성방송의 등장과 관련해 미묘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집단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이미 지구는 거대한 디지털 위성방송망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4백여개의 위성방송 채널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우리의 위성방송을 하루빨리 경쟁력있는 수준으로 키우지 못한다면 우리의 방송과 문화가 설 수 있는 근거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황보본부장〓이미 무궁화 위성의 통신분야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방송용 중계기가 제도적틀이 갖춰지지 않아 이용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위성방송이 하루빨리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국장〓위성방송을 활성화하는 또 한가지 조건으로 국내에서 컨텐트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문화산업을 육성함으로써 국제적인 경쟁력을 함께 갖춰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만화 캐릭터나 컴퓨터를 통해 만들어진 디지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산업에도 관심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이같은 소프트웨어와 캐릭터 산업의 육성이 위성방송과 멀티미디어 산업을 키우는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정단장〓국내에서도 위성통신 장비나 발사체 제작 기술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특히 지상 지구국 장비라든가 위성통신 위성방송 중계기 기술 개발 등에서는 우리나라도 선진 기술에 접근해가고 있습니다. 위성과 관련된 몇몇 분야에서만큼은 우리나라가 핵심기술을 갖도록 정부와 기업이 공동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정부에서도 부처별로 분리되어 있는 위성관련 연구개발에 있어 일원화된 관리체계가 아쉽습니다. 위성산업 진흥을 위한 범부처적인 조정과 통합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정리〓김승환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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