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하의 힐링투어]중국의 명승지<상>저장 성 선셴쥐 & 싼인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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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절벽을 잔도따라 둥둥… 신선界 넘보는 짜릿함

신선이 살 것만 같은 신비로운 모습의 바위산악으로 이뤄진 타이저우의 선셴쥐(해발 750m 지점). 오른쪽의 잔도로 걸으며 풍치를 감상하는데 잔도는 현재 3km 가설돼 있다. 선셴쥐=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신선이 살 것만 같은 신비로운 모습의 바위산악으로 이뤄진 타이저우의 선셴쥐(해발 750m 지점). 오른쪽의 잔도로 걸으며 풍치를 감상하는데 잔도는 현재 3km 가설돼 있다. 선셴쥐=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실크와 차. 도자기와 더불어 중국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그런데 그 둘의 집산지가 저장(浙江) 성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저장 성은 북위 30도선 동중국 해안에 있다. 상하이를 둘러싼 내륙과 이남 항저우(杭州) 만 연안이다. 산이 70%를 차지한 지형이 우리와 아주 비슷해 친근감을 준다. ‘풍경이 수려하다’는 산수절강(山水浙江)에서 이름을 가져올 만큼 풍광도 아름답다.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에 저장 성은 월(越)의 땅이었다. 월은 강을 경계로 겨루던 오(吳)와 더불어 춘추오패(春秋五覇)라 불리던 강성국. 월은 솜씨 좋은 대장장이 덕분에 좋은 검을 보유해 패권다툼에서 늘 선두에 섰다. 그러나 근본배경은 바다(동중국해)와 강(양쯔)을 끼고 독점한 해상무역과 내륙운송으로 축적한 국부. 고사 오월동주(吳越同舟) 와신상담(臥薪嘗膽) 토사구팽(兎死狗烹)이 예서 난 것만 봐도 역사의 주무대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저장 성은 중국에서 부자가 많기로 이름났다. 경공업 중심인 항저우―전 세계를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단 하루도 살 수 없도록 만든 그 다양한 생필품의 생산지―와 ‘동양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원저우와 타이저우 상인이 그렇다. 또 지구촌 화상(華商)의 고향이라는 닝보도 마찬가지다.

유독 저장 성에 부자가 많은 이유. 그건 항저우의 경항대운하와 닝보의 무역항을 바탕으로 성장한 상인들 덕분. 수나라 양제가 건설한 경항대운하는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1794km의 세계 최장 인공물길. 또 닝보는 7세기부터 페르시아상인이 몰려든 국제항이다. 운하는 양쯔와 황허, 두 강을 가로지르고 덕분에 항저우는 이 수로체계로 전국 도시에 연결된다. 그걸 바탕으로 물류유통의 중심이 됐고 상인과 사업가적 기질은 거기서 잉태됐다. 그러니 부의 축적은 당연한 결과다.

그런 항저우를 관통하는 게 첸탕 강인데 그 물은 항저우 만에 흘러든다. 그게 내륙의 항저우를 바다의 닝보와 연결하는 물길이다. 닝보가 내륙유통의 중심 항저우의 외항을 자처한 셈이다. 그 닝보엔 이슬람무역선만 온 게 아니다. 신라와 일본, 발해 만까지 섭렵하던 장보고의 무역선단도 들렀다. 고려 땐 벽란도(예성강 하구)의 통상 항이었다. 닝보의 고려관은 그런 연유로 설치됐다. 항저우가 ‘중국의 공장’이라 불릴 만큼 경공업이 발달하고 닝보가 전 세계 화상의 고향이 된 이유. 이제야 알 만하다.

그런 저장 성의 닝보와 타이저우로 취재를 다녀왔다. 그 여행길에선 상하이를 오가며 건넜던 길이 38km의 항저우만대교가 인상적이었다. 거대한 미륵불(높이 38m)을 모신 쉐더우(雪竇)사(寺), 쉐더우(雪竇) 산의 싼인탄(三隱潭) 폭포 계곡, 장제스 중화민국 초대총통(1887∼1975)의 고향 시커우, 중국 최대 최고의 복숭아산지 펑화(이상 닝보 시), 깎아지른 기암을 절벽의 잔도(棧道)와 출렁다리로 걷는 선셴쥐(神仙居·타이저우 시)는 특별한 볼거리였다. 그 숨겨진 중국 저장 성의 여행지로 안내한다.
▼186m 폭포위엔 ‘장제스 별장’… 산중턱 대형 미륵불이 반겨▼

너무도 중국적인 여행길, 선셴쥐의 잔도

잔도란 험한 벼랑 같은 곳에 낸 길. 깎아지른 수백 m 절벽에 지지대를 박아 넣고 거기에 선반처럼 달아내어 위태롭게만 보인다. 이걸 태연자약하게 걸을 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 지레 겁먹고 몸을 움츠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게서 발길 돌리는 사람도 역시 없다. 그 앞에 펼쳐진 너무도 아름답고 환상적인 자연풍광에 매료돼서다.

선셴쥐(국가급 풍경명승구 AAAA급 여유구)가 그런 곳이다. ‘신선이 사는 곳’이란 이름 그대로 풍광은 신비롭고 경치는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의 바위산. 핵심은 산 곳곳에서 솟구친 붉은 빛깔의 거대 암봉이 연출한 기기묘묘한 형상인데 그 모습이 우리 주왕산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규모는 그 수십 배. 게서 풍겨나는 수려함은 비교 자체를 불허한다.

그 산악풍광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바위에 올라야 한다. 잔도는 그걸 가능케 한 기막힌 수단이다. 바위벼랑에 내걸린 잔도는 그 고도가 650∼810m나 된다. 그 초입은 천운대(795m). 다행히 거기까지 케이블카가 운행된다. 잔도 중간엔 누각과 정자가 있다. 수박을 파는 곳도 있다. 무더위 갈증을 달랠 기막힌 먹거리다. 잔도의 백미는 두 암봉을 연결한 천길 낭떠러지의 출렁다리다. 건너편 케이블카 역엔 선셴쥐 최고 풍치를 선사하는 전망대가 있다.

이렇게 진행되는 잔도 걷기(3km)는 두세 시간 정도. 암봉 따라 오르내림이 부산해도 등산만큼 힘들진 않다. 곳곳엔 그늘도 있어 쉬기도 좋다. 하산도 케이블카를 이용하니 편하다. 선셴쥐가 가장 아름답게 보일 때는 운해 낀 아침이다. 사진작가에게 평생의 역작을 선사하고도 남을 기막힌 풍경이다. 이곳 셴쥐 현은 빨간 매실이라는 양메이(楊梅)와 명나라 주원장이 즐겼다는 싼황(三黃)닭으로 이름난 지역. 양메이는 지금이 한철로 고량주에 이 즙을 탄 술도 판다.
싼인탄(三隱潭) 폭포와 장제스 고향, 시커우

시커우의 싼인탄은 도연명의 무릉도원을 연상시킬 만큼 속세와 동떨어진 은밀함이 매력인 폭포계곡이다.
시커우의 싼인탄은 도연명의 무릉도원을 연상시킬 만큼 속세와 동떨어진 은밀함이 매력인 폭포계곡이다.
쉐더우 산(800m)에서 멀지 않은 이곳은 닝보 시 산하 현(縣)급 시(市)인 펑화(奉化)에 속한 시커우 진. 쉐더우 산은 한겨울 눈 덮인 모습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으로 스키장까지 개발돼 있다. 그래서 이곳 로컬맥주 역시 이름이 쉐화(雪花)다. 그런 쉐더우 산에는 세 개의 이름난 관광지가 있다. 폭포 세 개가 걸려 있는 계곡 싼인탄과 또 낙차 186m의 폭포 위에 자리 잡은 먀오가오타이(妙高臺), 그리고 높이 56.74m(좌대 포함)의 거대한 미륵불상이 경내를 내려다보는 쉐더우사(寺)가 그것. 하나 더 한다면 중국대륙에서 규모가 가장 큰 복숭아밭인데 장제스 고향마을 시커우와 펑화 시 사이의 구릉에 전개돼 있다.

펑화 시내에서 벗어나 쉐더우 산의 산문(해발 70m)을 통과하니 산길을 오르는 도로가 구절양장으로 이어진다. 그러다 해발 350m쯤 산 중턱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거대한 불상이 보인다. 쉐더우사의 미륵불이다. 어찌나 큰지 산악도로에서도 조망된다. 4, 5분 더 달려 다다른 해발 480m 지점. 싼인탄의 입구다. 여기서부터 좁은 계곡의 길을 따라 3km가량 내려가면 모노레일 역(해발 200m)이 나오고 그 모노레일을 타고 또 다른 폭포가 있는 계곡으로 이동, 거기서 케이블카로 다시 오르면 거기가 먀오가오타이(해발 320m)다. 그리고 거길 나서 10여 분 차로 이동하면 시커우 진, 장제스의 고향마을이다.

싼인탄은 적당한 간격을 두고 걸린 세 폭포를 찾아 떠나는 계곡여행길이다. 전설에 따르면 머리 아홉 개 달린 새가 마을 주민을 괴롭히자 옥황상제가 그걸 물을 뿌려 다스리라고 세 마리 용(청룡 황룡 적룡)을 보냈는데 그 용의 물세례로 새는 쫓았으나 그 물로 인한 피해 또한 적지 않아 용들은 그 벌로 폭포가 되어 이 물을 건사하게 됐다는 것이다.

먀오가오타이는 원래 비구니들이 살던 절터에 장제스가 지은 별장. 가파른 산중의 낙차 186m 폭포 바로 위로 전망이 기막히다. 그 이름은 산중 보기 드문 평지여서 붙었다. 별장 앞엔 장제스가 아홉 살 때 앉아 미래를 꿈꿨다는 바위가 있는데 모두들 여기 앉아 기념촬영을 한다.

인간미륵을 만나는 쉐더우사

펑화에 실존했던 당나라 승려 포대화상을 모델로 조성한 쉐더우사(寺)의 38m 높이 ‘인간미륵’ 불상. 한 불자가 그 아래서 불공을 드리고 있는데 이 발가락에 영험이 있다고 믿고 있다.
펑화에 실존했던 당나라 승려 포대화상을 모델로 조성한 쉐더우사(寺)의 38m 높이 ‘인간미륵’ 불상. 한 불자가 그 아래서 불공을 드리고 있는데 이 발가락에 영험이 있다고 믿고 있다.
이 절은 산 중턱 미륵불도 크지만 사찰 또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본전엔 2.48t의 황금을 입힌 목제 미륵보살이 있다. 인간미륵이 모셔진 곳은 본전 뒤편 산 중턱. 좌대까지는 계단 332개가 놓였다. 좌대(높이 18.74m) 내부엔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불상 하단으로 통한다. 거기 서면 경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참배객이 여기 오르는 이유는 미륵불의 발가락을 만지기 위해서다. 다섯 개를 모두 어루만지며 연신 절을 하는데 소원과 복을 비는 행위다.

이 불상은 당나라 때 펑화에 실존했던 포대(包袋)화상이란 승려가 모델이다. 그를 칭한 ‘인간미륵’이란 이름은 시주가 들어오는 대로 매고 다니던 걸망(포대)에 담아 두었다가 어려운 이를 보면 아낌없이 나눠준 데서 왔다. 불상은 조성시기(1998∼2008년)가 시진핑 국가주석이 저장 성의 당위원회 서기로 일하던 기간(2002∼2007년)과 겹친다. 그래서 인간미륵의 영험으로 그가 주석에 오른 것이라는 말도 돈다.

장제스의 고향인 시커우 진은 이 쉐더우 산 아래 강 마을이다. 폭이 100m는 족히 될 듯 너른 개울(싼시 강)이 인상적인데 개울가 중앙로엔 가로수가 촘촘해 나무 그늘이 시원하다. 그 길로는 인력거가 한가로이 오가고 개울에선 애 어른이 한데 어울려 멱을 감는다. 마을 입구엔 성문도 있다. 장제스 생가는 그 중앙통 길가에 있다. 현재 건물은 1927년에 48칸으로 개축한 목조저택. 그는 거기서 부인 네 명과 함께 살았다. 첫아들 장징궈도 여기서 태어났다. 성문을 나서 펑화 시내로 가는 길 양편은 구릉지대. 복숭아재배단지 ‘천하제일도원’(天下第一桃園)이 여기다.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Travel Info

여행지
: ▽닝보=상하이∼항저우만대교∼닝보. 두 도시는 직선으로 150km, 고속버스로는 3시간 반 소요. korean.ningbo.gov.cn ▽타이저우=닝보 남쪽. 고속도로로 연결. △선셴쥐=타이저우 시 셴쥐 현 위치. 닝보 항저우 2시간 반, 상하이 5시간 소요. zjxianju.com

여행상품
: ㈜여행박사(www.tourbaksa.co.kr)는 저렴한 가격으로 선셴쥐와 쉐더우 산을 둘러보는 패키지를 판매 중. 기간은 31일부터 11월 23일까지, 가격은 출발 날짜에 따라 39만9000∼59만9000원. 9월 20일 출발은 69만9000원. 단체비자발급비(3만 원), 유류세(8만5200원), 가이드 팁(미화 40달러)은 별도. 070-7017-0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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