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쿵작 쿵작 쿵작작∼” 피아노곡 ‘고양이 춤’ 들어보셨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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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피아니스트. 동아일보DB
박종훈 피아니스트. 동아일보DB
피아노 곡 ‘고양이 춤’을 들어보셨나요? 제목이 생소할 수 있지만, 들어보셨거나 심지어 쳐보신 분도 많을 겁니다. 피아노를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이 치는 ‘3대 명곡’ 중 하나라는 우스개도 있으니까요. 참고로 ‘고양이 춤’ 외 ‘젓가락행진곡’ ‘마음과 영혼(Heart and Soul)’이 이 세 곡에 속합니다.

저도 피아노를 배우기 전 누나 친구 집에 갔다가 ‘따라해 봐’라는 강요(?)로 ‘고양이 춤’을 재미있게 쳐본 기억이 납니다. 왼손 오른손이 모두 검은 건반만 누르면서 ‘쿵작 쿵작 쿵작작’ 하는 흥겨운 리듬을 수놓는 곡입니다.

이 곡은 전 세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영어로는 ‘벼룩 왈츠(Flea Waltz)’라고 합니다. 과거 독일에서 나온 악보에 작곡자가 ‘F. Loh’라고 나와 있었는데, 이는 실제 작곡자의 이름이 아니라 벼룩(Floh)이라는 말로 장난을 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벼룩 왈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언제 누가 실제 이 곡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영어나 독일어 제목과 달리 ‘왈츠’도 아닙니다. 4분의 2박자이니 ‘폴카’에 가깝죠.

이런 쉬운 곡도 콘서트 연주곡이 될까요? 6일 경기 성남 티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박종훈의 클래식데이트3―성남’에서 이 곡이 연주됩니다. 물론 누구나 치는 악보 그대로의 연주가 아니라 연주자가 자신의 색깔을 더해 편곡한 작품입니다.

피아니스트 박종훈 씨는 기존의 명곡 외에 자신이 직접 작곡한 친근한 소품들도 연주회에서 선을 보이면서 팬을 넓혀 왔습니다. 이날도 자작곡 ‘점프’ ‘잠자리’ ‘안녕 봄(Hello Spring)’ 등을 함께 무대에 올립니다. 첫 곡으로는 쇼팽의 왈츠 작품 64-1 일명 ‘강아지 왈츠’를 연주하니 강아지와 고양이가 함께 무대에 소개되는 셈입니다.

연주회 후반부에는 동요 메들리와 영화음악 메들리도 연주한다고 하니 온 가족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콘서트가 될 듯합니다. 마침 연주회 다음 날이 일요일이군요. 피아노가 있는 집이라면 온 가족이 한 번씩 ‘고양이 춤’의 쉬운 원곡을 치면서 ‘나도 피아니스트’라고 자부해 보면 어떨까요?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피아노 곡#고양이 춤#벼룩 왈츠#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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