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불행히도 버블은 언제나 터진다… 예외는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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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불행하게도 버블은 언제나 터진다. 과거 역사상 여기에 예외는 없었다. ―‘2018 인구 절벽이 온다’(해리 덴트·청림출판·2015년) 》

8월 한반도에는 유독 큰일이 많았다. 정치적으로는 북한의 지뢰 도발이 있었고, 경제적으로는 중국 증시 불안으로 8월 24일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인 1,829.81까지 미끄러졌다.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각종 위기설이 쏟아져 나왔다. 고비마다 등장하는 전쟁, 버블 붕괴, 경제위기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들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2018 인구 절벽이 온다’를 쓴 해리 덴트의 주장도 불안감을 넘어 절망감을 안겨줄 만큼 암울한 시나리오로 가득하다. 세계 경제는 인구구조 때문에 불황을 결코 피할 수 없으며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과 소비 능력 및 노동력 감소 등 인구의 변화는 인간이 단기간에 바꿀 수도 없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젊은층의 소비 위축과 재정 적자로 “결코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며 악담을 쏟아낸다. 미국과 유럽의 양적완화도 버블을 키워 주식시장을 붕괴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인구 추세로 볼 때) 2025년부터 소비 흐름이 정점을 찍고 정체될 것” “부동산 버블 붕괴와 함께 재앙이 될 것”이라는 암울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렇다고 저자가 “세계 경제여, 모두 대공황에 빠져라!”라고 저주를 퍼붓는 건 아니다. 최악의 위기 시나리오를 알려줄 테니 극복할 대책을 미리미리 준비해 두라는 게 저자의 의도다. 그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투자전략을 세우고, 끊임없는 혁신으로 ‘경제의 겨울’을 짧게 만들 것”을 주문한다.

암울한 전망은 늘 인기가 없다. 하지만 인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이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며 버텨왔다. 불안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면 살아남을 수 있지만 근거 없는 희망으로 위기의 신호를 외면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게 역사가 전하는 교훈이다. 예측 가능한 위험은 진짜 위험이 아니다. 비관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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