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289>世子自楚反하여 復見孟子한대 孟子曰世子는 疑吾言乎잇가 夫道는 一而已矣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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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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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 시절의 등나라 문공은 초나라로 가다가 마침 송나라에 머물고 있던 맹자를 만나 뵈었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말하면서 요임금과 순임금을 증거로 인용했다. 세자는 초나라에서 돌아오면서 맹자를 다시 만나 뵈었다. 맹자의 말에 의문이 있어 다시 만나기를 요구한 듯하다. 그러자 맹자는 위와 같이 말하여 세자의 의문을 풀어주었다.

自楚反은 초나라로부터 돌아간다는 뜻이다. 復見孟子는 앞서 맹자가 인간의 본성은 선하며 그 본성을 충분히 연마한다면 누구나 요임금이나 순임금같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내용에 대해 의문을 품어 다시 맹자를 만나 뵈었다는 말이다. 道一而已矣는 요순의 도도 우리의 도도 한가지여서 오로지 본래 선한 본성에 따라 나가는 것이 도라는 뜻이다.

주자(주희)는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당시 사람들은 성이 본래 선함을 알지 못하여 성현은 도무지 미칠 수 없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세자는 맹자의 말씀에 대해 의심이 없을 수가 없어 다시 만나기를 요구한 것이니 별도로 행하기 쉬운 卑近(비근)한 말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서였다. 맹자는 그가 다시 방문한 이유를 잘 알았으므로 옛날 사람이든 현재의 사람이든, 성현이든 어리석은 사람이든 본래 똑같은 한 性이어서, 지난번에 이미 할 말을 다하여 다시 달리 할 말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조선 중기의 趙翼(조익)은 이렇게 말했다. “‘맹자’를 공부할 때는 완숙하게 읽고 정밀하게 사색해야 할 것이요, 자기에게 절실한 일로 받아들여 탐구해야 할 것이며, 자신의 몸에 돌이켜 체득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선한 성품이 본래 요순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서 明誠(명성)의 공을 이루어 기필코 성인의 경지에 이르겠다고 다짐해야 할 것이다.”

明誠이란 明善(명선)과 誠身(성신)의 준말이다. 명선은 선을 밝히는 것으로서 知 공부에 해당하고 성신은 몸을 성실히 하는 것으로서 行 공부에 해당한다. 정말로 ‘맹자’를 제대로 읽으려면 知行竝進(지행병진)의 공부가 필요할 듯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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