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22>尺地도 莫非其有也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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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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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자신이 齊(제)나라의 국정을 담당한다면 제나라로 하여금 천하의 王者(왕자)로 만들기를 손바닥 뒤집듯이 하리라고 했다. 제자 公孫丑(공손추)는 周(주)나라 文王조차도 천하에 敎化(교화)를 행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거론하여, 선생님의 말씀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맹자는, 은나라에는 故家遺俗(고가유속)과 流風善政(유풍선정)이 남아 있었고 어진 인물들이 보필했기 때문에 紂王(주왕)이 당장에 천하를 잃지는 않았으며, 문왕은 고장 사방 100리의 작은 땅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당장에 천하를 차지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尺地는 사방 한 자의 매우 작은 땅을 말한다. 한문에서는 一의 수량을 뜻할 때 수량사만 남길 수 있다. 莫非其有는 ‘그의 소유가 아님이 없다’는 뜻으로, 주왕이 천자로서 군림하고 있었던 사실을 말한다. 莫非는 이중의 부정을 통해 완전한 긍정을 나타내는 어법이다. 方百里는 사방 100리의 작은 땅이다. 難은 難變(난변)의 준말로, 바꾸기 어려웠다는 말이다.

李敏敍(이민서)는 숙종에게 올린 상소문에서 “바른 정치를 행해 온 지 오래되어 祖宗(조종)의 기틀을 잇고 累積(누적)의 형세를 지니고 있으며, 尺土와 一民이 모두 왕의 소유가 아닌 것이 없어 명령을 발하면 무엇이든 뜻에 합당하여, 신하들은 조정에서 분주하게 직분을 다하고 백성들은 바깥에서 물자와 노동을 공급하고 있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평가하면서도, 왕이 국가를 차지하고도 정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백성들이 곤궁하고 법 집행이 퇴폐할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尺地一民이 모두 군주의 소유라고 보는 관념에서 한 말이지만, 현대의 통수권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경계의 뜻을 담고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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