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32>文武之道未墜於地하여 在人이라…

  • Array
  • 입력 2010년 7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옛 사람들은 學統을 중시해서, 누구의 제자인지를 따졌다. 그런데 공자는 일정한 스승이 없었다. ‘공자가어’와 ‘사기’를 보면, 공자가 周나라에서 老聃(노담)에게 禮를 물었다고 되어 있으나, 사실 여부는 알 수 없다. 또 공자가 음악을 특정 인물에게 배웠다는 기록도 있으나, 역시 확증이 없다. ‘논어’ ‘子張’의 제22장을 보면, 衛나라의 公孫朝란 인물이 子貢에게 ‘당신의 스승 仲尼(중니)는 어디서 누구에게 배웠는가?’라고 묻고 있다. 이에 대해 자공은 위와 같이 대답했다. 공자는 好學하여 어디에서도 배웠지만, 그렇다고 특정한 스승을 따라 배울 필요는 없었다고 한 것이다.

文武之道는 周나라 문왕과 무왕이 강설하고 실천한 도를 말한다. 문왕과 무왕은 堯(요), 舜(순), 禹(우), 湯(탕)의 이념을 계승하여 발전시켰으므로 유학의 학문이념을 文武之道라고 한다. 在人이란 사람들이 잘 알아서 실천한다는 뜻이다. 識는 ‘알 식’으로 읽어도 좋지만 주자는 ‘기억할 지’로 보았다. 莫不有는 ‘∼가 있지 않음이 없다’로, 이중부정을 통해 완전긍정의 뜻을 드러낸다. 夫子는 공자를 가리킨다. 焉不學은 ‘어찌 배우지 않으리오’로, 반어이다. 何常師之有는 ‘어찌 常師가 있으리오’라는 뜻이다.

참 진리를 배우고 실천하는 일에 學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더구나 학통을 학문권력으로 삼는다면 그것은 정말로 옳지 않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