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45억 살’ 푸른 행성 속살까지 한눈에… ‘지구’

  • 입력 2007년 1월 6일 03시 03분


코멘트
◇ 지구/제임스 루어 책임편집·김동희 외 옮김/520쪽·5만9000원·사이언스북스

인터넷의 정보 범람은 역설적으로 ‘정보의 보고’ 백과사전의 조종(弔鐘)을 울리고 있다. 서기 77년 백과사전의 원조인 ‘박물지’를 만든 플리니우스가 알면 땅을 칠 노릇이지만 출판사들이 백과사전 제작에서 손을 떼기 시작한 지 오래다.

그래서 백과사전은 생존의 몸부림을 치면서 ‘진화’하기 시작했다. A, B, C…로 나가는 백과사전의 도식을 버리고 2000여 점의 고화상 사진을 넣는 등 ‘읽는 사전’에서 ‘보는 사전’으로의 변신을 시도 중이고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문제의식’이란 관점까지 삽입해….

이 책은 바로 진화한 백과사전의 한 사례다.

지난해 출간된 ‘인간: 몸과 마음에서, 역사와 문화까지-인간 대백과사전’에 이은 시리즈 2탄. ‘푸른 행성 지구의 모든 것을 담은 지구 대백과사전’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세계 17개국에서 40만여 권이 팔렸다.

지리학 지질학 기후학 환경학 고생물학 해양학 물리학 등 지구를 둘러싼 자연과학 정보의 용광로 같은 책이다.

필진도 화려하다. 스미스소니언 연구소 광물학 주임교수인 제임스 루어 씨가 책임편집을 맡고 교수, 과학 저술가, 고생물 학자 등 10명이 공동 집필했으며 케임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의 학자들이 감수했다.

이 책은 ‘지구라는 행성’ ‘육지’ ‘해양’ ‘대기’ ‘지질구조’ 등 모두 5부로 구성돼 있으며 지구에 관한 모든 정보를 압축해 놓았다. 1부 지구라는 행성에는 45억6000만 년 전 지구의 탄생 과정부터 우주와 태양계, 달, 지각, 맨틀, 토양, 화석, 암석 등에 관한 압축된 정보가 담겨 있다.

2부 육지에는 산과 화산, 단층계, 강과 호수, 사막, 초원, 툰드라 등이, 3부 해양에는 바다와 해수, 산호초, 극지와 해양, 조석과 파도 등이, 4부 대기에는 기후, 대기의 순환, 날씨, 강수와 구름 등이, 5부 지질구조에는 지구 조판이 대륙별로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은 지구에 관한 정보의 보고이면서도 그 위에 살고 있는 인간과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서술함으로써 환경학적 문제의식도 담고 있다. “매일 800만 개 이상의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남태평양 듀시 섬에서는 3km의 해변에서 1000여 개의 쓰레기를 찾았다. 이 중 189개의 부표, 71개의 플라스틱병, 44개의 줄과 29개의 파이프가 포함돼 있었다. 듀시 섬은 무인도이고 대륙에서 4500km 떨어져 있다.” 이런 식이다.

어떠한 가치 판단도 배제돼 있지만 ‘연안 오염’이라는 챕터의 편집 과정에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또 오존층의 파괴와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 산성비, 인구 증가 등 지구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도 엿보인다.

무엇보다 쪽마다 6∼10개에 이르는 사진과 그림이 압권이다.

사진 중심 편집으로 독자는 딱딱한 백과사전을 시원시원하게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