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책]'한국생활사박물관' 실감나게 복원한 옛사람들의 삶

  • 입력 2000년 7월 21일 18시 33분


이 책의 첫 장을 열면, 서기 2000년 1월1일 아침 7시 서울. 새 천년의 아침! 거대한 도시 서울이 잠에서 깨어난다.

그 다음 장. 기원전 4000년 9월15일 정오 북한산 기슭. 창과 활로 멧돼지를 사냥하는 석기시대 사람들의 표정이 의기양양하다. 기원전 2000년 10월15일 오후 10시 서울 암사동. 별이 총총한 밤, 움집 옆 모닥불 주변으로 군무(群舞)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 책은 과거 여행이다. 옛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복원해 놓았다. 박물관에서 접할 수 있는 것을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 총 15권으로 기획한 야심작. 그 첫권 ‘선사생활관’, 둘째권 ‘고조선생활관’이 나왔다.

‘선사생활관’엔 그들이 어떤 도구를 사용해 어떻게 사냥을 했는지, 어떤 집에서 어떤 토기를 사용했는지, 장례는 어떻게 치렀는지 등이 생생하게 펼쳐져 있다.

수천년 전, 선사시대에도 사람들은 치장을 했다. 잘 손질한 가죽옷에, 조가비로 만든 목걸이와 팔찌, 짐승 송곳니로 만든 발찌 등 그들의 모습을 보면 지금 못지 않게 장식이 화려했음을 알게 된다. 울산 반구대에 위치한 선사시대의 대형 바위그림을 그림으로 실감나게 복원해 놓은 것도 볼 만하다.

‘고조선생활관’엔 본격적으로 농경을 시작했던 청동기시대의 생활이 담겨 있다. 다양한 농기구는 물론이고 청동칼 청동거울 등을 만들었던 공방의 모습도 현장감 넘친다. 고인돌을 만들기 위해 커다란 돌을 옮기는 모습도 즐거운 감상거리.

책은 독자가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처럼 꾸며져 있다. 각종 전시실과 야외전시장은 물론, 쟁점이 될 만한 주제는 ‘특강실’에서 쉽게 풀어 주고 ‘가상체험실’은 발굴 과정이나 과거의 삶을 체험하게 해준다. 동시대 세계의 문화와 우리 문화를 비교해보는 ‘국제실’도 마련됐다. 각 100쪽 내외, 1만5000원.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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