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튼튼하게]치과 가기…16~20개월때 충치확인을

  • 입력 2001년 5월 9일 18시 44분


김선주씨(32)는 아들 성현이(4)가 말을 잘 안 듣고 말썽을 피울 때마다 “너 이렇게 말 안 들으면 치과에 가서 의사선생님에게 주사 놔주라고 한다”고 으름장을 놓곤 한다.

조경미씨(31)는 딸 예지(3)가 이 닦을 때마다 도망가고 입을 안 벌리면 “너 자꾸 떼쓰면 치과에 데리고 갈 거야!”라고 외친다.

하지만 이런 말은 아이에게 치과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심어준다. 치과를 경험하기도 전에 ‘치과란 정말 무서운 곳’이란 생각을 무의식중에 갖게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얼마 전 지윤이(4)를 치료하던 중 생긴 일.

지윤이는 나이에 비해 너무 치료를 잘 받고 있었는데 문제는 옆에 있던 엄마가 “지윤아, 아파도 참아”라면서 흐느끼는 것이었다. 그리고 잇몸에서 약간 출혈이 나는 것을 보고 “어, 피가 나네”라고 엄마가 말하는 순간 치료를 잘 받고 있던 지윤이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온몸을 뒤틀면서 치료받기를 거부했다.

어른에게도 치과란 곳은 왠지 두려운 마음이 들고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곳이다. 하지만 처음 치과를 방문하는 어린이들은 직접적인 치과 경험에 의한 불안보다 부모가 만들어준 불안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평소에 치과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삼가고 아이를 치과에 데리고 올 때는 엄마가 의연하게 행동해야 한다. 구강 검진을 할 때도 너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입안에 벌레가 있나 한번 보자” 또는 “이가 몇 개나 났나 보자” 정도만 설명해 주면 된다. 너무 과장해서 겁을 주거나 동정을 하는 것은 오히려 치료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치과를 처음 방문하는 시기는 전염병 예방 접종처럼 특별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작은 어금니가 나는 생후 16∼20개월 사이가 적당하다. 이 시기는 이유식을 왕성히 하고 칫솔이 잘 닿지 않는 입 안쪽에 난 어금니가 썩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또 이때까지 우유병을 물고 있는 경우가 많아 빠른 어린이들은 이때부터 이가 썩는다. 보통 엄마들이 아이에게 충치가 생겼다고 데려올 때쯤이면 벌써 충치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최소한 어금니가 나면 한번쯤 아이의 구강검사를 해주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행동이다.

김은영(아이들 치과 원장)kimlucy8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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