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건강과 환경을 지키는 밥상, 로컬푸드

  • 입력 2014년 9월 2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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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음식을 하나의 식탁에서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염가로 파는 식재료 및 먹을거리는 산 넘고 바다 건너온 수입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글로벌 식품들은 우리의 몸과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마트 회원카드에 차곡차곡 적립금이 쌓여갈 때, 지구를 병들게 하는 푸드 마일리지가 함께 쌓여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food mileage(푸드 마일리지)란 식품이 생산, 운송, 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과정에서 소요된 거리로 ‘식품 수송량×이동거리’로 계산한다.

간단한 공식에서 알 수 있듯, 운송거리가 짧을수록, 유통단계가 간단할수록 푸드 마일리지는 작아진다. 물론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줄어든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평균 푸드 마일리지는 2010년 기준 7,085t㎞. 조사 대상국인 한국·일본·영국·프랑스 4개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농업선진국인 프랑스에 비하면 10배 수준이다.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한 세계인의 노력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안은 ‘내 먹을거리를 내 손으로’ 재배하는 것이다. 프랑스나 독일 등의 유럽국가에서는 국민의 과반수가 주말농장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푸드 마일리지에 관한 관심이 높다.

미국 역시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텃밭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미국 전역에 텃밭 가꾸기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그에 따라 뉴욕에서는 로커보어(Locavore)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로커보어는 자신의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을 그때그때 소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데, 이들은 지역으로부터 160km 이상 떨어진 식품은 먹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말로 바꿔 말하면 ‘신토불이’인 셈이다.

이처럼 국토가 넓은 나라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가까운 일본의 예를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와 푸드 마일리지 수치가 비슷했던 일본은 2005년부터 ‘푸드 마일리지 캠페인’을 벌여 해마다 푸드 마일리지의 수치를 줄이고 있다.

일본은 ‘대지를 지키는 모임’을 만들어 관련 홈페이지를 제작함은 물론, 레스토랑이나 마트와 협력하여 제품에 푸드 마일리지를 표기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1년 만에 지역 내 생산품의 이용이 11%나 늘었다.

그리고 베란다나 옥상 등 좁은 공간을 활용해서 텃밭을 가꾸는 ‘베란다 농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믿을 수 있는 농가와 직거래를 함으로써 불필요한 유통비를 줄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행복한 밥상을 위한 실천과제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고 건강한 밥상을 차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장을 볼 때 무조건 가격이 싼 것을 고를 것이 아니라, 원산지를 함께 따져보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급적 국내산 식품을 구매하고, 국내산 중에서도 제철에 나는 식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주말농장이나 텃밭을 통해 직접 재배해 먹는 것이다. 직접 재배해서 먹으면 깨끗하고 안전한 식재료를 얻을 수 있고, 땅을 일구는 노력과 정성의 소중함을 배울 수도 있다.

지역 내 가까운 농가가 있다면 직접 방문해서 필요한 식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고, 대형마트보다는 생활협동조합(생협)과 같이 산지 직거래를 위주로 하는 판매점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러한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려는 노력은 비단 물리적 거리의 기준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푸드 마일리지는 생산과 수요의 효율적 균형을 맞추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지역 내에서 필요한 식량을 효율적으로 소비함으로써 불필요한 낭비를 막고, 외국 의존도가 높아져 가는 식량의 자급률을 높임으로써 미래에 닥쳐올 식량난을 예방할 수도 있다.

더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스마트 그린 푸드’ 홈페이지(www.smartgreenfood.org)를 방문해보도록 하자. 해당 홈페이지의 ‘밥상의 탄소발자국’에서는 우리 집 밥상의 푸드 마일리지를 계산해볼 수 있다.

전 세계가 ‘신토불이’의 뜻을 되새기는 가운데,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것이 지구와 인간이 함께 행복해지는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미디어 www.egihu.com) 김수석 기자(kss@egih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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