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우리 아빠가 만든 ‘달걀 로봇’이 최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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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알 로봇/남강한 지음/40쪽·1만1000원·책속물고기

아이에게 ‘우리 아빠’만 한 존재는 세상에 또 없습니다.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해주어서가 아닙니다. 아이 곁에서 일상을 그저 함께 해주는 것 이상의 특별한 것이 있을까요? 오늘 소개할 책은 아빠라면 꼭 아이와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동네 어딘가에 아이들이 모여 아빠가 사준 장난감을 들고 나와 자랑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각자의 장난감이 가진 특별한 점을 자랑합니다. 뭔가 대단한 장난감을 가져서 신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실은 그것을 마련해 준 아빠 자랑입니다. 아이들 누구라도 좋아하는 자동차, 비행기, 로봇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알 하나를 들고 장황히 설명을 늘어놓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알은 평범한 달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아빠가 만들어주었다는 그 알 로봇은 점점 진화해 변신하는 로봇이며, 팔다리가 모두 나오면 어떤 로봇도 이길 수 있는 로봇이 된다고 하네요. 알 로봇이 가진 가능성이 얼마만큼일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다른 장난감은 상대가 되질 않습니다. 그저 알일 뿐인 그 로봇이 점점 더 대단하고 멋져 보입니다. 게다가 그 알 로봇은 자기 아빠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요즘 아빠와 아이들이 나오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많습니다만 현실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 아직도 가정 안에서 아빠라는 존재는 어렵습니다. 일도 바쁘지만 아직도 일이 끝난 후의 시간을 가족을 위해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우리 아빠의 모습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당장은 비교적 해야 할 일이 뚜렷한 엄마의 역할이 커 보이지만 아빠도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아빠는 생활비와 장난감만 안겨주고 자기 볼일에 바쁜 아빠가 아닐 것입니다. 장난감이 작아도 아니 아예 장난감 따위 없어도 누구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 주는 아빠가 아이에게 필요합니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세상을 들려주며 아이가 단단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에 필요한 것은 우선 ‘시간’입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우리 아빠는 알 로봇#아빠#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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