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루치아 역, 한국 무대 욕심에 다시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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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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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람메르무어…’ 출연
신영옥씨 국내 팬들과 만나

“다른 오페라는 그렇지 않은데, 루치아 역만 연습하기 시작하면 신영옥은 잊고 루치아가 됩니다. 밤에도 매일 루치아가 되는 꿈을 꾸죠.”

소프라노 신영옥 씨(50·사진)가 17년 만에 ‘루치아’로 국내 팬들을 만난다. 신 씨는 국립오페라단이 19, 21, 23, 25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도니체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 루치아 역으로 출연한다. 1993년 11월 한국오페라단이 주최한 공연에서 이 역을 맡은 뒤 한국 무대에서는 처음이다. 신 씨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10회 이상 루치아로 출연했다.

‘람메르무어…’는 ‘사랑의 묘약’과 함께 이탈리아 19세기 중반 작곡가 도니체티의 대표작. 집안의 강요로 연인과 헤어진 루치아가 결혼식 날 착란 상태에서 신랑을 죽이고 자신도 죽는다는 비극을 그렸다. 신 씨는 “음악과 연기 모두 가수를 극한까지 몰입시키는 작품이어서 이 작품에 출연하면 꼭 몸이 아프다”며 웃었다. 2006년 메트로폴리탄 공연 이후 루치아 역은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매년 놀랍게 수준이 높아지는 한국 오페라 무대에서 다시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에 출연하게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루치아의 오빠 엔리코 역으로 출연하는 바리톤 우주호 씨는 “3주째 함께 연습 중인데, 신영옥 선배는 월드스타인데도 솔선해 연습을 이끌며 유머로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까지 도맡아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이탈리아 연출가 마리오 코라디 씨가 연출을 맡아 18세기 초로 설정된 원작의 배경을 제1차 세계대전 후 영국으로 바꾸었다. 루치아의 연인 에드가르도 역에는 테너 정호윤 씨가 출연한다. 김주현 지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반주. 1만∼15만 원. 02-586-5282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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