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의 전당 ‘그레이트 3B 시리즈’ 수원시향 첫 공연

  • Array
  • 입력 2010년 2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경이로운 합주… 아쉬운 협주… 그래도 빛난 베토벤

11일 서울 예술의 전당이 주최한 그레이트 3B 시리즈 개막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임동민이 김대진이 지휘하는 수원시립교향악단과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4번을 협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 예술의 전당
11일 서울 예술의 전당이 주최한 그레이트 3B 시리즈 개막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임동민이 김대진이 지휘하는 수원시립교향악단과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4번을 협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 예술의 전당
서울 예술의 전당이 3년간의 ‘그레이트 3B(베토벤 바흐 브람스) 시리즈’ 계획을 세우고 베토벤을 2010년의 집중 조명 주제로 정했다. 그 첫 공연이 11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김대진이 지휘하는 수원시립교향악단과 피아니스트 임동민(계명대 교수)의 협연으로 열렸다.

수원시향은 첫 곡 ‘코리올란’ 서곡부터 경이로운 합주력으로 귀를 파고들었다. 치밀하고 단단한 현의 질감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피날레를 향해 치닫는 악구에서는 붉게 달아오르는 듯한 뜨거움마저 느껴졌다. 목관 금관과 팀파니도 믿음직하게 자기 몫을 다했다. 피아노협주곡 4번에서 협연자인 임동민은 활달한 리듬감과 정묘한 음색을 자랑하며 뜨거운 갈채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악단과의 호흡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전체적인 윤곽에서는 상이한 템포를 염두에 두고 서로 겨루는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세부로 들어가면 솔리스트가 미세하게 앞서 달려가는 인상이었다. 특히 1악장 중반부까지는 이에 따른 껄끄러움이 이어졌다.

콘서트 마지막 곡인 교향곡 7번에서 지휘자 김대진은 이 작품의 남다른 개성으로 알려진 ‘춤’, 이른바 ‘무도(舞蹈)의 성화(聖化)’를 의도적으로 부풀리지 않았다. 목관과 금관의 볼륨을 시종일관 일정 수준에서 묶어두었지만 치밀한 합주력 덕분에 연주는 충분히 뜨거웠다. 4악장 피날레에서도 지휘자는 의식적으로 템포를 당기거나 금관의 색채를 강조하지 않았다. 취향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객관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시종일관 유지한 그 분위기가 오히려 긴 여운으로 남았다.

수원시향은 12월 9일까지 8회의 콘서트에서 베토벤 교향곡과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2011년에는 임헌정이 지휘하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브람스 시리즈에, 2012년에는 서울바로크합주단이 바흐 시리즈에 나선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