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최나연, 트로피 직접 들고 귀국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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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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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 여왕에 등극한 최나연(25·사진).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그의 짐 꾸러미에는 총알도 뚫기 힘들 듯한 육중한 붉은색 상자가 있었다. 우승 트로피를 담은 케이스였다.

당초 이 트로피는 대회를 주관한 미국골프협회(USGA)가 최나연이 원하는 장소로 몇 주 후 보내주기로 돼 있었다. 실제로 앞서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박인비, 유소연 등은 트로피를 직접 들고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멀리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며 갖고 갈 의사를 밝혔다. 금의환향의 자리를 빛낸 트로피에는 한국 선수 5명을 비롯한 역대 우승자의 이름이 연도와 함께 촘촘히 새겨져 있었으나 정작 최나연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작업할 시간도 없이 바로 들고 와서다. 최나연의 매니지먼트 업체는 “우리 돈을 들여 이름을 직접 새겨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최나연은 이 트로피를 1년 가까이 보관한 뒤 내년 대회를 한 달 정도 앞두고 USGA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 대신 복제품(Replica) 트로피를 받아 영원히 소장하게 된다. 영국의 전문 업체에 주문하면 제작에만 두 달 가까이 걸린다. 진품 크기의 90%인 모조품 가격만도 7000파운드(약 1200만 원)가 넘는데 사재를 털어야 한다. 복제품도 그 가치를 위해 우승자에게만 단 1개를 만들어 준다.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최초의 남자 메이저 챔피언이 된 양용은도 시상식에서는 높이 71cm, 무게 12.3kg에 이르는 ‘워너 메이커 트로피’를 안은 뒤 나중에 복제품 트로피를 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US여자오픈#최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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