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핀 포인트]MLB 약물수사 ‘007 작전’

  • 입력 2009년 2월 7일 03시 00분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메이저리그 금지약물 수사 과정이 드러났다.

미국의 범죄 관련 사이트 ‘더스모킹건 닷컴’은 5일 미국연방수사국(FBI) 정보원으로 활동했던 앤드루 마이클 보그댄(43) 씨를 인터뷰한 뒤 사건의 전말을 보도했다.

야구팬인 보그댄 씨는 원래 부동산 융자 사기꾼이었다. 가짜 서류를 꾸며 미국 정부로부터 300만 달러를 빌려 빼돌리기도 한 그는 2001년 꼬리가 잡혔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5년을 살아야 했다. 이에 그는 불법 대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하고 FBI 정보원이 됐다.

보그댄 씨는 2003년 우연히 자신의 누이가 운영하는 술집에서 객원 바텐더로 일하던 볼티모어 외야수 래리 빅비를 알게 돼 친해졌다. 빅비는 2005년 초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아무 생각 없이 보그댄 씨에게 털어놓았다.

보그댄 씨는 이 사실을 FBI에 알렸고 빅비를 통해 뉴욕 지역 금지약물의 거물인 커크 러돔스키 씨에게 접근해 범죄 증거를 잡는 데 성공했다.

FBI는 러돔스키 씨를 통해 로저 클레멘스의 개인 트레이너였던 브라이언 맥너미 씨의 혐의 사실을 잡았고, 결국 맥너미 씨의 입을 통해 클레멘스 등 19명의 전현직 야구 선수가 연루된 금지약물 사건이 기소되기에 이른 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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