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트레킹]바위산 매력에 빠지고… 홍천강 풍광에 취하고…

  • 입력 2008년 10월 3일 02시 58분


한국의 100대 명산으로 꼽히는 강원 홍천군의 팔봉산. 겉에선 평범해 보이지만 막상 안쪽으론 바위가 많고 경치가 좋아 흥미진진한 산이다. 등산객들이 봉우리 정상에서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있다. 사진 제공 알파인뉴스
한국의 100대 명산으로 꼽히는 강원 홍천군의 팔봉산. 겉에선 평범해 보이지만 막상 안쪽으론 바위가 많고 경치가 좋아 흥미진진한 산이다. 등산객들이 봉우리 정상에서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있다. 사진 제공 알파인뉴스
홍천강 남쪽으로 병풍처럼 서 있는 팔봉산(327m)은 산세로 보나 높이로 보나 만만해 보였다. 한국의 100대 명산에 꼽히기엔 초라해 보였다. 가을 초입에 접어든 9월 말 강원도의 하늘은 부쩍 높아졌고 그 하늘을 배경으로 팔봉산 정상은 낮아만 보였다.

강을 가로지르는 팔봉교를 건너면 매표소가 있는데 거기가 시작점이다. 강원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있는 팔봉산은 이름 그대로 8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산. 같은 이름의 산이 충남 서산시, 전북 익산시, 전남 고흥군, 경남 산청군에도 있다.

○ 1~8봉 모두 오르는 데 3시간 걸려

월요일인 지난달 29일 에이글의 ‘웰빙 트레킹’ 참가자들이 선택한 산행 코스는 단순하다. 입구에서 왼쪽 첫 번째 봉우리인 1봉 정상까지 간 뒤 능선을 따라 2봉, 3봉, 4봉, 5봉, 6봉, 7봉을 거쳐 마지막 8봉까지 오르고 하산. 안내문에 따르면 1∼8봉 완등 코스의 길이는 약 2.6km, 시간은 3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사람이나 산이나 역시 겉으로만 판단할 게 아니다. 1봉으로 오르는 도중 여성 참가자 한 명이 “힘들어 더는 못 가겠다”고 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밖에선 몰랐는데 안쪽에서 팔봉산은 확연히 바위산이었다. 산 규모가 아담한 만큼 바위들이 만들어내는 경사는 가팔랐다. 다리만이 아니라 팔다리를 모두 써서 오르는 산이었다. 곳곳에 로프가 설치돼 있는데도 바위 등반이 처음인 여성들은 “무섭다, 무서워”를 연발했다.

1봉 정상을 지나 2봉까지가 초보에겐 고비. 하지만 이를 넘기자 산행의 재미가 확 와 닿기 시작한다. 스테디셀러 ‘몰입의 즐거움’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몰입을 통해 행복감이라는 내적 보상을 얻는다”고 했다. 바위 등반은 즉각적인 몰입을 일으킨다. 집중하지 않으면 위험하기 때문.

○ “험한 듯 험하지 않은 재밌는 산”

팔봉산 위쪽에서 접하는 풍광은 시원했다. 홍천강이 팔봉산을 끼고 흐르기 때문에 정상에서 보면 마치 자신이 거대한 배를 타고 있는 듯하다.

8봉은 너무 위험하다는 판단으로 이날 산행은 7봉에서 하산하는 것으로 마쳤지만 참가자들에겐 아쉬움이 많아 보였다. 주부인 여순희(49·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씨는 “팔봉산은 험한 듯하면서 험하지 않은 참 재밌는 산”이라고 말했다.

홍천=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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