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21세 메시, 호날두를 넘어선다

  • 입력 2008년 11월 29일 03시 04분


전 세계엔 약 2억7000만 명의 축구선수가 있다. 이 중 단둘만 선택하는 것은 ‘로또 추첨’과 같다. 하지만 최근 실시한 투표에 따르면 단 두 선수로 요약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2008시즌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로 호날두를 첫째로, 메시를 둘째로 꼽았다. 1956년 잉글랜드의 영웅 스탠리 매슈를 첫 수상자로 프랑스축구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발롱도르(골든 볼)’는 다음 달 2일 발표된다. 프랑스 ‘골든 볼’은 전 세계 96명의 축구 전문기자의 투표로 선정되는데 올해도 호날두가 유력하다. 아마도 호날두는 올해 모든 상을 수상할 것이다. 호날두는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 투표에서도 메시에게 앞서고 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50년 동안 한 사이클을 돌았다. 매슈도 날개(측면 공격수)였듯 호날두와 메시도 명목상 날개다. 하지만 매슈가 뛰던 시절의 날개와는 전혀 다르다. 이 둘은 전형적인 공격수지만 스타일이나 성향이 전혀 다르다. 체격도 다르다. 포르투갈 출신 호날두는 185cm다. 메시는 최근 아르헨티나 사령탑에 오른 디에고 마라도나처럼 작다. 하지만 무게 중심이 낮아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호날두는 큰 키에도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로 그라운드를 휘젓는다. 균형감 있는 발놀림은 마치 발레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메시는 측면에서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상대의 태클을 뱀장어가 바위틈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듯 피해간다.

메시는 마치 레이더로 감지한 듯 정확한 패스를 하며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정신을 지배한다.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티에리 앙리, 사뮈엘 에토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그의 지시를 받는 것이다.

메시가 그라운드에 있을 때 바르셀로나는 27분 만에 골을 넣는다. 그런데 메시가 없으면 골을 넣는 데 무려 71분이나 걸린다. 바르셀로나 같은 명문 팀으로선 참 놀라운 통계다.

메시는 마라도나처럼 수비라인을 한 번에 뒤흔들고 양 발로 골을 잡아내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감히 호날두가 따라올 수 없는 능력이다. 하지만 2008년 투표에 따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르셀로나를 압도하고 있다. 그 원동력의 50%는 호날두다. 호날두는 마치 육상선수처럼 달려 공간과 기회를 만들어 낸다.

필자는 호날두를 존경하지만 메시를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호날두는 자신의 가치를 내놓고 자랑하지만 메시는 언제나 겸손하기 때문이다. 메시는 이제 21세로 호날두보다 두 살이 어리다. 조만간 메시의 시대가 올 것을 확신한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