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어시스트]올림픽 남자농구팀에 박수를

  • 입력 2008년 7월 9일 03시 00분


“우리 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현재 절반에 불과하지만 하루에 1%씩 끌어올리겠다.”

7일 방한한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개막을 50일 앞두고 이런 출사표로 화제를 뿌렸다.

그의 말대로 한국은 차곡차곡 전력을 쌓아올린 끝에 4강 신화의 쾌거까지 이뤘다.

히딩크 감독이 입국한 날 김남기 한국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세계예선 결단식에서 “본선 진출 확률이 10%에서 49%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히딩크식 계산법을 단순 적용한다면 이번 대회가 1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되니 그 확률을 100%까지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두 달 가까운 훈련을 통해 성과를 이뤘지만 유럽과 북미의 강호들을 상대로 올림픽 티켓을 따기는 버거워 보인다.

게다가 대표팀의 훈련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평균연봉이 2억 원 넘는 대표팀 선수들은 8일부터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훈련을 한 뒤 간식을 먹고 잠자리에 들고 있다. 한국과 그리스의 시차(6시간)에 미리 적응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대표팀은 11일 출국해 12일 현지에 도착한 후 14일 오후 9시 30분(한국 시간) 슬로베니아와 첫 경기를 치르게 돼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자칫 졸린 눈으로 코트에 나설 수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간 ‘기러기 아빠’인 동부 전창진 감독이 사비를 들여 캐나다 대표팀의 연습경기를 관전한 뒤 김남기 감독에게 정보를 전해줄 만큼 다른 팀 전력 분석작업도 제대로 안 된 상황이다.

그렇다고 대표팀 선수들이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희정(KT&G) 김주성(동부) 등 고참을 중심으로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한 팀워크를 보이는 대표선수들은 “다만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달려들겠다”며 굵은 땀방울을 쏟고 있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는 그 다음 문제다. 그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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