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어시스트]정규리그 99°C… PO는 100°C?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프로농구 정규 리그가 지난 주말 끝났다.

올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순위 경쟁이 펼쳐졌기에 환희와 탄식이 교차된 한 주였다.

SK 선수들은 19일 대구의 한 원정 숙소에 한데 모여 전자랜드와 삼성의 경기를 초조하게 지켜봤다. 이 경기에서 SK와 한 장 남은 6강 티켓을 다투던 전자랜드가 이기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리해지기 때문. 방송 중계가 없었기에 SK 선수들은 자꾸 끊기는 인터넷 중계를 통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SK 방성윤은 “월드컵 때보다 더 열심히 삼성을 응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날 SK는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그 어느 때보다 승리를 향해 하나로 뭉쳤다. 오리온스가 시즌 5전패에 빠져 있던 SK를 누르기 위해 거액의 보너스까지 걸었다는 소문이 돌아 죽기 살기로 뛰었다는 게 SK 문경은의 얘기.

전자랜드 양원준 국장은 전주로 떠난 선수단과 떨어져 홀로 23일 SK-KCC의 잠실 경기를 보러 갔다. SK가 이기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기 때문이었다. 양 국장은 SK가 경기 초반부터 일찌감치 승기를 굳히자 전반이 끝난 뒤 허탈하게 자리를 떠났다.

다음 날 KCC 코칭스태프는 이미 6강 탈락이 확정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전반 종료 후 같은 시간 창원에서 벌어진 LG-모비스 경기의 스코어를 챙겼다. LG가 고의로 져 6위를 하려는 의도가 보이자 KCC 역시 후반 들어 전자랜드를 꺾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KCC가 이기면 포스트시즌 파트너 선택을 위한 LG의 노력을 무산시킬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전자랜드가 이겨 LG는 6위가 돼 신선우 감독과 사제 관계인 유도훈 감독이 이끄는 KT&G와의 6강 대결을 피하면서 4강에 오를 경우 껄끄러운 동부까지 피하게 됐다.

역대 최다승(29승) 플레이오프 탈락 팀이 된 전자랜드가 포스트시즌 대진 확정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막판까지 숨 가빴던 정규리그는 5개월의 레이스를 끝낸 뒤 이번 주말부터 ‘봄의 잔치’라는 플레이오프에 들어간다. 코트에선 또 어떤 희비가 교차될 것인가. 팬들의 가슴은 벌써부터 뛰기 시작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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