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일본]아사히-NHK ‘월드컵효과’ 톡톡

  • 입력 2002년 6월 26일 18시 05분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대의 제전을 공동개최하는 일본에서도 ‘보도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일본의 월드컵 보도과정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종합신문에서는 아사히신문, 공중파 방송에서는 NHK였다.

아사히신문은 10억엔이 넘는 거액을 지불하고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오피셜 뉴스페이퍼(공식신문)’라는 타이틀을 따냈다. 신문을 공식후원업체로 지정한 것은 역대 대회중 이번이 처음. 당연히 일본내 10개 월드컵 경기장의 그라운드 주변에 세우는 입간판에도 ‘아사히신문’이라는 간판을 세울 수 있었고 상당한 광고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신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지면도 다른 신문에 비해 많이 할애해 다양한 정보와 분석기사를 제공했고, 가능하면 1면 사진도 매일 월드컵 관련사진을 게재했다. 경기장이 있는 10곳과 도쿄(東京) 후쿠오카(福岡) 등 13곳에 설치한 ‘아사히신문 뉴스 스퀘어’라는 코너에서는 모든 경기의 ‘속보호외’를 발행해 인기를 끌었다.

아사히신문이 ‘공식신문’이 되기로 한 것은 월드컵을 통해 한일공동개최 분위기를 지원하면서 젊은 독자들에게도 어필하겠다는 이미지전략 차원이었다. 당초 신문이 후원업체가 되면 보도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이 기대이상의 선전을 하고, 국민의 관심도 어느 대회보다 높았기 때문에 ‘공식신문’이 된 것은 성공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평소 민방과 시청률 경쟁을 하지 않는 공영방송 NHK는 이번 월드컵 기간중 민방보다 더 많은 각광을 받았다. 물론 스카이 퍼펙 TV가 64개 전게임의 중계권을 따내 주목을 받았지만 어디까지나 가입자만이 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NHK는 우선 공중파 방송이 연합해 중계권을 산 40개 게임의 절반 이상인 24게임을 독점 중계방송했다. 아사히, 후지, 니혼, 도쿄, TBS 등 5개 방송네트워크가 16개 게임을 나눠 방영한데 비하면 상당히 많은 게임을 혼자서 방영한 셈이다. NHK는 현장중계팀에 보통 2명의 해설가를 파견했다. 또한 경기 시작 30분전부터 도쿄의 스튜디오에도 전문가를 초청해 전망을 하는 이중 해설 체제를 갖췄다. 해설가로 초청된 사람들은 브라질의 지코, 둥가 등 월드컵 출전경험이 있는 유명선수와 오카다 다케시(岡田武史) 가모 슈(加茂周)전 일본대표감독, 그리고 일본프로축구 J리그의 외국인 감독과 선수 등 화려했다.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통역을 붙여 그들의 의견을 들었다.또 매일밤 11시나 11시반부터 한시간동안 ‘월드컵 하이라이트’ 시간을 만들어 그날 있었던 경기를 충실히 요약해 내보내고, 반드시 2명의 전문가를 불러 해설을 해주는 등 월드컵 방송에 총력을 기울였다.

심규선 도쿄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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