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혁, 서울국제마라톤서 깜짝 준우승…굼리 생애 첫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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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0일 1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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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마라톤에 또 한 명의 스타가 나타났다.

20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을 출발해 청계천~신설동~군자교~자양동~석촌호수를 거쳐 잠실종합운동장에 들어오는 42.195㎞ 풀코스에서 2011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2회 동아마라톤 대회.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마라톤 우승자 지영준(30.코오롱)이 감기와 고열로 불참하면서 서울국제마라톤은 외국인 선수들의 잔치로 마무리 되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단에는 정진혁(21.건국대)이 있었다. 새벽부터 비가 쏟아져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신의 기록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정진혁은 자신의 종전기록(2시간10분59초)을 1분 이상 앞당기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정진혁은 30km 지점부터 선두로 나서는 등 멋진 레이스를 펼친 끝에 2시간09분28초를 기록,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5,000m가 주종목이었던 정진혁은 뒤늦게 마라톤에 뛰어들었음에도 눈부신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15분01초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마라톤 데뷔전을 치렀다. 11월 중앙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는 2시간10분59초를 기록했고, 이번 대회에서 2시간9분대에 진입하며 풀코스 세 번째 도전 만에 정상급 선수 대열에 합류했다.

정진혁은 경기가 끝난 뒤 "컨디션이 좋았다. 준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올림픽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을 기대했던 국내랭킹 1위 지영준은 감기·몸살 증세로 대회 직전 레이스를 포기했다. 지영준은 이번 대회를 대비해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지만 대회를 눈앞에 두고 몸관리에 실패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대회 우승은 모로코의 압데라힘 굼리(35)에게 돌아갔다. 출전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2시간05분30초)를 갖고 있는 굼리는 2시간9분11초로 결승선을 통과,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굼리는 37km지점부터 정진혁을 따돌린 뒤 여유있게 선두를 지켜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 런던마라톤, 2009년 시카고마라톤에서 2위에 오르는 등 그동안 좋은 기록을 세우고도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굼리는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정한 최상급 '골드 라벨' 대회인 서울국제마라톤은 ‘명품 대회’답게 올해도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비가 내리는 악조건에서도 선수들은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고, 마스터스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기와 시민의식까지 더해져 빛을 발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세계 77개국에 중계됐다.

[동아닷컴]

▲동영상=2011 서울국제마라톤, 빗속에서도 힘찬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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