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단풍사이로 뛰는게 너무 좋아요"

  • 입력 2001년 10월 28일 19시 05분


성심외대 외국인강사 로랑씨
성심외대 외국인강사 로랑씨
“뛴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성심외국어대 프랑스어강사 클라보 로랑(34·사진)씨. 그는 비가 내리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라톤 출발 한시간 전부터 밝은 얼굴로 가벼운 러닝에 열중했다.

대부분 마라톤 동호인들이 추위를 탈까봐 비옷을 입고 몸을 푸는 것과는 달리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인 그는 “이제 곧 뛰면 더울 것”이라며 “오히려 날씨가 쌀쌀해 너무 기분이 좋은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유명 마라톤을 두루 섭렵한 정통 마니아. 뉴욕마라톤에만 세차례나 참가했고로테르담, 베를린마라톤도 그의 단골대회. 고향에서 열리는 파리마라톤은 눈감고 뛸 정도로 코스에 훤하다.

97년 대구가톨릭대에서 강의를 시작, 한국생활 4년째인 그가 한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긴 이번이 두 번째. 그는 거의 매일 부산 동백섬 일주도로에서 달리기를 즐긴단다.

그가 본 외국의 유명마라톤과 동아마라톤은 어떻게 다를까?

“뉴욕마라톤은 달리는 사람에게 모든 초점이 집중됐다고 할까요, 도시전체가 모두 마라토너들에게 최우선이죠, 동아마라톤에 처음 와보니까 사람들의 열정이 그 어느곳보다 강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시끌벅적한 축제분위기가 참 좋네요”

그는 아쉬운 점도 빼놓지 않았다. “한국에선 달리기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차를 피해 마음놓고 뛸 수 있는 공원이 많지 않은데다가 땀을 흘린 뒤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를 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게 너무 불편하다는 것.

그래도 그는 “한국에서 뛰는게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가을 붉게 물든 수줍은 단풍사이로 뛰는 느낌을 다른 곳에선 좀처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라고.

<경주〓특별취재반>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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