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관의 일본통신]평가전 결과에 흔들리지 말자

  • 입력 2002년 5월 16일 19시 22분


축구팀을 구성할 때는 여러 가지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어린 선수와 나이가 많은 선수, 그리고 경험이 적지만 체력적으로 강한 선수와 경험이 많은 선수, 전체적인 조화가 필요하다.

월드컵 최종엔트리를 발표한 한국축구대표팀은 허술하던 수비조직력과 유럽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졌던 체력, 경기의 흐름을 조율할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 등 지금까지 문제로 지적되던 것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2002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은 최종엔트리를 17일 발표한다. 필리프 트루시에 일본 감독은 13일 기자회견에서 “기술, 전술, 체력, 정신력, 사회성 등 종합적인 것을 토대로 결정하겠다. 내 머리 속에는 이미 월드컵에 출전할 ‘베스트 11’에 대한 구상을 마쳤다”고 말했다. 아마도 트루시에 감독은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이탈리아와 1-1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의 멤버 중 20명을 포함시키지 않을까 생각된다.

최근 트루시에 감독이 월드컵에 출전할 멤버를 발표할 당일 프랑스-벨기에 평가전을 보러 가기 때문에 회견장에는 참석할 수 없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은 17일 TV중계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최종 엔트리 발표식’을 갖겠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선수 선발 당사자인 트루시에 감독이 불참을 선언해 맥이 빠지고 말았다. 이것은 사실상 기자회견 거부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트루시에 감독과 불편한 관계였던 언론들은 이같은 그의 행동에 분통을 터뜨리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지금 일본 축구팬이 월드컵 선수명단에 포함되길 바라는 미우라 카즈요시와 나카야마 마사시를 트루시에 감독이 뽑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축구계의 일반적인 시각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팀의 분위기와 안정감을 위해서 이들 노장선수를 뽑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트루시에 감독이 지난해 이탈리아전 멤버를 주축으로 뽑는다면 나카야마와 미우라는 포함되지 않는다.

트루시에 감독은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은 선수선발에 영향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0-3으로 완패한 트루시에 감독의 머리 속은 어떠할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선수들의 부상과 함께 팀의 성적이 작년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끝으로 내리막 길을 달리고 있는 상황.

하지만 지금까지 트루시에 감독이 보여준 모습으로 보면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번 월드컵에서는 노장선수인 미우라와 나카야마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에 지금 일본의 축구팬이 흥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대표팀은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의 강팀들과 연이어 평가전을 치른다. 경기 결과에 따라 여러 비판적인 말이 나올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러나 일본처럼 흔들리지 말기를 바란다. 한국축구, 파이팅!

오이타트리니타 청소년팀 감독 canonshooter199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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