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너희가 삼바축구를 아느냐?

  • 입력 2002년 2월 1일 14시 00분


우리나라에서 축구를 좋아한다는 사람들, 소위 `축구마니아`라 불리는 사람들 가운데 남미축구의 자존심이자 한때 세계축구의 최고봉으로 불리기도 했던 브라질의 프로축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치 않을 것이다. 세계 3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세리에A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와 같이 유럽에 속해 있는 국가들의 프로축구에 대해선 많이 알려져 있으나 브라질 축구의 저변을 이루고 있고 `삼바축구의 핵`이라 할 수 있는 프로리그에 대해선 전무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필자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너희가 삼바축구를 아느냐"라는 칼럼을 통해 기존 언론에선 다루지 못했던 브라질 축구의 리그에 대해 간략하게 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내용 중에 다소의 어색함이나 자칫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더라도 많은 이해 있으시길 부탁 드린다.

브라질의 중심, 삼바축구

원시를 지향하는 아마존의 인디오가 있는가 하면 비행기를 제작하는 최첨단 과학이 있고, 거리에서는 많은 거지들이 목격되기도 하지만 고급 식당가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부유층 인사들이 붐빈다.

도시 중심에는 초고층 건물들이 하나의 숲을 이루고 있으나 외곽으로 조금만 나가면 판자촌이 즐비하다. 이처럼 다원적이며 복합적 사회구조 속에서 세계 각국의 여러 인종들이 모여 어우러져 살고 있는 브라질, 그 브라질의 중심에는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세계최강 `삼바축구`가 바로 그것이다.

브라질은 그 어디를 가도 공터만 있으면 아이들이건 어른들이건 축구 경기를 즐겨 한다. 브라질인들은 너나할것 없이 축구에 관한 한 모두 일가견을 가지고 있으며 일단 축구경기가 벌어지면 축구 팬들은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기 위하여 모든 정열을 불사른다. 깃발을 흔들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폭죽을 터트리고 밤새 자동차 클락션을 눌러대거나 호루라기를 불어대는 등 온동네를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이게 한다.

브라질은 각 팀별로 미리 응원단을 모집하여 응원에 참여시키지만 비록 응원단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나는 꼬린치아노(Corinthiano-꼬린치안스팀 소속)이며 내 친구는 쌍 빠울리노(Sao Paulino-쌍 빠울로팀 소속)인데 넌 뭐냐?" 라는 대화를 흔히 나눈다.

삼바축구의 시작

이처럼 브라질 전체를 열광속으로 몰아넣는 축구는, 아버지는 영국인이었지만 어머니가 브라질 사람이었던 찰스 밀러(Charles Miller)란 사람이 1894년 도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1884년 영국으로 건너가 베니스터 코트 스쿨(Bennister CourtSchool)에서 유학 도중 축구를 좋아하게 되어 사우스 햄튼(South Ampton) 지역의 대표선수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는 유학을 마치고 1894년 영국 리버풀의프랭크 서그(Frank Sugg)에서 만든 가죽 축구공 두개와 유니폼 몇 벌을 가지고 브라질에 돌아 왔다. 그는 아버지도 부호였지만, 외가쪽이 쌍 빠울로 브라스 지역에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는 지주집안이었는데 지금은 흔적이 남아 있지 않지만 후아 싼타 로자(Rua Santa Rosa)와 후아가조메뜨로(Rua Gasometro) 사이에 있는 바르제아 도 까르모(Varzea do Carmo) 지역 외갓집의 땅을 이용하여 1894년 축구장을 만들고 쌍 빠울로 철도회사, 가스회사, 런던은행, 아틀란틱 클럽(스포츠 클럽) 등의 영국인들과 브라질 상류층을 중심으로 축구팀을 만들어 축구 붐을 조성해 갔다고 한다.

1901년에 축구 클럽인 인터내셔날 스포츠 클럽, 젤마니아 스포츠 클럽, 아뜰래찌꼬 빠울리스따노 클럽, 아뜰래찌까 스포츠 클럽, 아뜨래찌까 마켄지 컬리지 스포츠 클럽 등이 쌍 빠울로에 등장하였으며 이때 최초로 쌍 빠울로 축구연맹이 구성되었다.

삼바축구는 이래서 강하다.

유럽의 축구가 스피드와 힘의 축구라면 브라질 축구는 섬세한 개인기에 기초한 야성적인 감각미를 자랑하는 축구이다. 한때 브라질의 체육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던 펠레(62) 역시 쌍 빠울로 싼또스팀 축구선수 출신으로서 지금까지 이 팀의 `정신적 지주`로 남아 있으며 1998년 제프 블라터에게 FIFA(세계축구연맹) 회장자리를 물려주기전까지 회장으로 있던 조앙 아벨란제 역시 브라질인이었다.

브라질은 월드컵 대회에서만 1958년 스웨덴 대회, 1962년 칠레 대회, 1970년 멕시코 대회, 1994년 미국 대회 등 무려 네 번의 우승기록을 가지고 있다. 브라질 각 주의 리그전은 매년 상반기에, 전국 리그는 하반기에 열리는데 현재 4부리그까지 대략 200여개 팀이 존재한다. 올해부터는 200여개 팀을 모두 한 개의 리그에 넣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부리그 22개 팀으로만 시즌을 운영했다. 최하위 두 팀이 떨어지고 2부리그 1,2위 팀이 올라오는 형식을 취했다. 이런 이유로 중계권료의 대부분이 1부리그 팀들에만 배당돼 수익의 불균형이 심했다.

이번 시즌에는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해 우선 1부 리그 25개 팀,2부 리그 36팀,3.4부 리그 55개 팀으로 자격을 구분해,각각의 레벨 리그에서 경기를 펼친다. 페넌트레이스를 거친 후 1부리그에서 상위 13개 팀이 남고,2부리그 상위 3팀,3.4부리그 최우수 한 팀이 남는다. 시즌 챔피언은 이들 17개 팀이 토너먼트 방식(홈 앤드 어웨이)으로 경기를 치러 최종 참피언을 가리게 된다.

브라질 리그의 주요팀으로는 쌍 빠울로 주의 쌍 빠울로(SPFC), 꼬린치안스(Corinthians), 과라니(Guarani), 빨메이라스(Palmeiras), 뽈뚜게자(Portuguesa) 팀과 리우 데 자네이루 주의 플루미넨세(Fluminense), 보따포고(Botafogo), 플라멩고(Flamengo), 바스꼬(Vasco) 팀 등이 있으며 미나스 제라이스 주의 아뜰래찌꼬 미네이로(Atletico Mineiro), 끄루제이로(Cruzeiro) 팀과 리우 그란지 두 술 주의 그레미오(Gremio), 인떼르나셔나우(Internacional) 팀 등이 있는데 이들이 브라질을 대표한다.

월드컵 대표팀 선발은 대부분 상기한 쌍 빠울로, 리우 데 자네이루, 미나스 제라이스, 리우 그란지 두 술 주 팀에서 선발하고 있다. 이 팀들이 수준면에서 브라질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축구장 역시 25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리우의 마라까냥(Maracana) 경기장을 비롯하여 1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쌍 빠울로 모룸비 경기장과 4만여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빠까엠부 같은 경기장이 전국에만 30여 개가 있으며 1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도 150여 곳이나 된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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