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손가락의 힘!

  • 입력 2003년 10월 10일 2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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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치 혀가 인생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손가락 하나가 인생을 바꾸려하고 있다.’

다름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거 김병현(24.보스턴)의 상황이다

시즌 중 팀을 옮기면서 슬럼프로 있었지만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13게임 연속 무자책 행진을 이어가며 한달간 3승1패5세이브를 올렸던 김병현.

누가 뭐라해도 포스트 시즌의 주역으로 대두되었던 그가 손가락 하나 때문에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운명에 놓여졌다.

전세계 공통어(?)라 할 수 있는 중지 손가락의 남용은 보스턴 팬들을 자극했고 구단 역시

이미지 실추를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해졌다.

결국 챔피언시리즈 불참이란 통보를 받았지만 아직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만일 보스턴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김병현은 허약한 불펜의 기수로 구단과 팬들의 재신임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 경우는 구단이 징계 차원이 아닌 선수의 부상으로 인해 챔피언시리즈만 제외시켰을 경우에만 가능한 상황.

구단이 징계보다는 선수보호차원에서 김병현을 제외시켰다면 월드시리즈 등판을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 땅에서 중지 손가락을 높혀 든 선수치고 살아남은 선수가 없다는 현실이 김병현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챔피언시리즈는 김병현의 몸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제외되었다하더라도 월드시리즈마저 나오지 못한다면 그의 행보는 뻔하다.

팬들의 인기와 사랑으로 꾸려지는 메이저리그에서 구단 차원의 퇴출은 어찌보면 당연한 절차.

국내팬들은 선수 보호 차원이길 간절히 바라지만 지금의 상황이 퇴출을 위한 수순이라면 김병현의 인생은 커다란 굴곡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보스턴이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양키스를 넘어 월드시리즈에 나간다면 다른 가능성들이 대두되겠지만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면 김병현은 손가락의 위대한 힘에 눌려 인생의 위기를 맞이해야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는 작은 중지 손가락.

이것으로 인해 인생의 꿈이 좌지우지되고 있으니 인생사가 허무할 뿐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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