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경기장]<7>대전

  • 입력 2002년 5월 14일 18시 15분



“국토의 중심,대전에서 감동적인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세요.”

6월 한달동안 대전은 감동의 도가니가 된다.운동장에서는 열광과 흥분이,운동장 밖에서는 다양한 문화체험과 풍부한 볼거리 먹거리로 충청도의 후한 인심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지난 93년 대전엑스포 행사를 계기로 국제적 도시로서의 위상을 드높인 대전이 이번에는 월드컵을 계기로 한 걸음 더 내딛는다.세계적 도시의 반열에 오른다는 각오다.

대전에는 대전만의 특유함이 배어 있다.

월드컵 경기만 관람하고 되돌아간다면 대전의 진수를 빠뜨린것에 대해 아마도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맑은 공기와 높은 하늘,그리고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이 있어 좋다.

한반도 남쪽 중심에 있는 대전은 첨단과학의 산실인 대덕연구단지가 먼저 꼽힌다.

월드컵(6월 12일 스페인:남아공,14일 폴란드:미국,18일 16강전)이 치러지는 동안 대전을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경기장에서 불과 10분거리에서 말하고 생각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교감할 수 있다.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동안 엑스포 과학공원 특별전시장에서 열리는 국제 지능로봇전시회가 그것이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아미’라고 이름지어진 로봇 등 ‘사람 같은 로봇’을 많이 만나게 된다.

로봇들이 펼치는 또 하나의 월드컵도 6월 내내 펼쳐진다.

대전은 군사도시이다. 육해공군 등 3군본부가 있는 이곳에서는 한국과 일본 20개 월드컵 개최도시 어느곳에서도 볼 수 없는 군악대의 통일된 마칭쇼를 볼 수 있다.

월드컵경기장에서 걸어서 가도 될 거리인 유성구 궁동 거리는 젊음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충남대를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대학가 주변에 조성된 궁동은 호프집 노래방 게임방 등 수백여개의 점포가 밀집돼 있어 경기가 끝나는 오후 10시쯤이면 젊은이들이 몰리기 시작한다.

발랄한 대학생과 함께 호프잔을 기울이고 콜라텍에서 몸을 놀리며 각종 컴퓨터 게임으로 밤을 지내보는 것도 또 하나의 기쁨이다.

편안한 잠자리 역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기간동안 필요한 객실수는 1만2000개실.그러나 93년 엑스포를 계기로 숙박업소는 무려 두 배이상 보유된 상태다.천년 역사의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경기장 주변 사찰 4군데를 지정해 외국인이 지낼 수 있도록 한 ‘템플 스테이(Temple Stay)’도 눈길을 끈다.

숙박업소에는 통역원이 배치돼 있고 택시를 이용할 경우 전화 한 통화로 언어는 해결된다.

먹을게 걱정이라면 이 또한 쓸데 없는 걱정이다.

서구 만년동 엑스포 남문광장에서는 다양한 음식축제가 열리는 데 이곳에서는 대전의 자랑인 ‘육미삼주(六味三酒)’가 기다리고 있다.

설렁탕, 삼계탕, 돌솥밥, 구즉도토리묵, 숯골냉면, 대청호민물고기매운탕 등이 육미요,동춘당국화주,구즉농주,대청참오미자주가 삼주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불고기 소갈비를 값싸게 맛 볼 수 있는 음식점도 숙박업소 주변을 중심으로 깨끗하게 정리돼 있다.

통역원이 배치돼 있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면 편안하게 대전 8경을 비롯한 주변의 볼거리를 볼 수 있다.그러니 월드컵 기간동안 대전에서의 경험을 ‘감동의 드라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년동안 150만 대전시민은 땀을 흘려 행사를 준비해왔다.

이제 여러분은 이 드라마속의 주인공이 되면 된다.

배재대총장 박강수(朴康壽·월드컵문화시민운동 대전회장)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대전 경기 일정
날짜대진국비고FIFA랭킹
6월12일(수) 20:30스페인:남아프리카공화국B조 예선7위:36위
6월14일(금) 20:30폴란드:미국D조 예선33위:13위
6월18일(화) 20:30D조 1위:G조 2위16강전

▼특별한 체험 '템플 스테이'

“미스터 존,저녁 예불드릴 시간이오.법당으로 내려와요.”

월드컵 기간 동안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를 할 예정인 공주 갑사. 사진제공 대전시

월드컵 대전경기가 열리는 기간인 6월 15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갑사에서 있을 법한 얘기다.

월드컵 외국인들의 숙박 이벤트 중의 하나인 ‘템플 스테이(Temple-stay)’.

템플 스테이는 대전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호텔이나 모텔 등 ‘평범한 숙박’이 아닌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고안된 것.

즉 우리의 전통 불교문화가 살아있는 사찰에서 불교체험도 하고 월드컵도 관람하도록 하자는게 그 본래 취지다.

대전시는 이에 따라 계룡산에 있는 갑사를 비롯해 광수사(유성구 계산동),수운교천단(유성구 추목동),학림사(공주시 반포면) 등 4곳(24개실)에 170명의 외국인을 숙박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잠만 자는게 아니다.

대한불교 조계종의 갑사(주지 황장곡 스님)는 8실에 머무는 38명의 외국인에게 예불관람을 비롯해 발우공양,불교무술체험은 물론 경기민요 판소리 등도 가르칠 계획이다.

영어 일어 중국어 등 통역요원을 배치하는 것은 물론이다.

대전 유성구 계산동에 있는 광수사(주지 김세운스님)도 아침예불과 저녁예불의 경험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학림사(충남 공주시 반포동 학봉리)는 이들에게 법명(法名)도 수여하고 인근에 있는 도예촌도 안내할 예정이며 유성구 추목동에 있는 재단법인 수운교천단에서는 바라춤을 가르칠 계획이다. 사찰에서 경기장까지는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이에 따라 이들 사찰은 요즘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조하는 등 준비에 한창이다.

새 소리속에서 절제된 음식을 접하고 참선과 발우공양 등으로 하루를 보내는 이들에게 템플 스테이는 영원이 잊을 수 없는 체험이 될 것이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미리 가본 '지능로봇전시회'

‘대전에는 과학이 있다.’

인공지능로봇 '아미'

월드컵 기간동안 대전이 세계속의 과학도시라는 것을 알리겠다는 것은 대전에 사는 1만여 과학자들의 각오.

이를 위해 만든 행사중의 하나가 ‘2002 국제 지능로봇 전시회’(6.13∼16일 대전엑스포과학공원 특별전시장).

이 대회는 국내 최초의 로봇전문 전시장인 동시에 한국과 일본 로봇 전문가들의 만남의 장이다.

지능로봇은 기계 전자 정보 생물 의공학 등 다양한 기술분야와의 융합과 결합으로 이뤄지는 21세기 첨단 미래산업.

한번도 로봇 전문전시회 개최 경험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이 행사는 로보틱스연구조합과 엑스포과학공원이 공동 개최하고 국내외 로봇회사와 연구소 학계가 공동 참여한다.

이미 추진위원회(위원장 김명석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도 구성돼 대전을 지능로봇의 메카로 발전시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650평 규모의 전시관은 △한국로봇역사관 △로봇산업체관 △국가기관전시관 △대학전시관 △일본로봇전시관 △로봇이벤트관 △로봇쇼핑몰 등으로 꾸며진다.

로봇이벤트관에는 생각하고 말하는 인공지능 로봇인 ‘아미’ 등이 나와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며 한울로보틱스가 개발한 청소로봇 등이 시범을 보인다.

또 로봇 축구경기와 로봇들의 전쟁도 벌어진다.

월드컵 축구경기장과는 불과 10분거리.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