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두산「애물」강병규,「보배투수」로 우뚝

  • 입력 1999년 7월 8일 18시 25분


사람팔자 시간문제.

두산 ‘미남스타’ 강병규(27)가 꼭 그렇다.

강병규는 대표적인 ‘말썽꾸러기’였다. 해마다 연봉계약을 할 때면 팀내 선수 가운데 가장 늦게 도장을 찍는데다 툭하면 전지훈련에 불참하는 골칫덩이.

게다가 ‘탤런트’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야구외에 관심사가 무척이나 많다. 잘 나가는 연예인들과도 ‘호형호제’하는 사이. 최근엔 인기그룹 ‘클론’이 강병규를 응원한다며 원정경기에 따라나서기도 했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머리를 노란색으로 물들이고 다니고 처음 보는 기자들에게까지 “형님”이라며 놀래키는 넉살좋은 괴짜.

이런 강병규가 7일 잠실 LG전에서 승리를 따냄으로써 드디어 10승(5패)고지에 올라섰다. 93년 10승(9패)을 따낸 이후 무려 6년만의 일.

일단 몇년동안 슬럼프에 빠졌다가 다시 전성기의 실력을 되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즌초만 해도 김상진 김경원 등 두산의 ‘터줏대감’들이 잇따라 트레이드되자 “다음은 내차례”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던 강병규. 이제 “잡초는 밟을수록 더 억세진대요”라고 자신감있게 말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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