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잦아진 심판 설명회… 늘어난 ‘오심 인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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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벌써 11차례나 열려
“달라질 것 없다” 포기 감독도

국내 프로농구 리그를 관장하는 한국농구연맹(KBL)은 심판설명회라는 제도를 두고 있다. 심판 판정에 이의가 있는 구단이 해당 판정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면 날을 잡아 설명회를 여는 것이다. 심판설명회가 자주 열린다는 건 구단도, 심판도 달가운 일은 아니다.

이번 시즌에는 전체 6라운드 일정 중 5라운드가 시작된 11일까지 11차례의 심판설명회가 열렸다. 지난 시즌 전체 6번에 비해 많이 늘었다. 판정 불만에 따른 구단의 서면 질의도 지난 시즌에는 한 번뿐이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7차례나 된다.

“심판설명회가 열려도 판정이 번복되는 건 아니어서 달라지는 건 없다”는 게 감독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설명회를 요청했다가 심판부에 밉보이면 오히려 손해라는 게 감독들 생각이다. A팀 감독은 “그런데도 설명회를 요청할 때는 오죽하면 그러겠나.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다. 재발 방지 차원에서 설명회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시즌에 설명회를 요청하지 않은 건 선두인 동부 강동희 감독과 KCC 허재 감독 둘뿐이다. 그렇다고 이 두 감독이 판정에 불만이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 강 감독은 동부 지휘봉을 잡은 2009년 이후, 허 감독은 2007년부터 한 번도 설명회를 요청한 적이 없다. “그냥 감독의 스타일이 그렇다”는 게 두 구단의 설명이다.

강현숙 KBL 심판위원장은 설명회 요청이 많아진 이유를 각 구단의 이의 제기 창구를 설명회로 집중시킨 데 따른 것으로 봤다. 강 위원장은 “지난 시즌까지는 단장이나 감독이 위원장에게 전화로도 직접 판정 불만을 얘기했지만 지금은 가급적 공식적인 설명회나 서면 질의 절차를 밟도록 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설명회 개최 수가 많아진 걸 곧바로 오심 증가로 연결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설명회 결과를 들여다보면 구단의 설명회 요청을 패한 팀의 애먼 하소연으로 보기만은 힘든 상황이다. KT는 지난해 12월 11일 열린 전자랜드전에 대해 요청한 심판설명회에서 15건의 이의를 제기해 6건이 오심이었다는 대답을 받아냈다. LG는 11건의 이의를 제기해 4건, SK는 9건의 이의를 제기해 3건의 오심을 인정받았다. 구단이 보는 것과 차이는 나지만 심판부도 인정하는 오심 사례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B팀 감독은 설명회 증가와 관련해 “KBL이 이번 시즌부터 속공 기회를 끊는 파울을 엄격하게 보겠다고 했다. 엄격하게 보는 건 좋다. 그런데 파울 지적에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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