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후배보다 한 발 더 뛸뿐… 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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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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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필승조의 최고참 정현욱-권오준 솔선수범 오늘 소프트뱅크와 결승

삼성 불펜의 소금을 자처하는 정현욱(오른쪽)과 권오준이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을 하루 앞둔 28일 대만 타이중 스플렌더호텔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환하게 웃고 있다. 타이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삼성 불펜의 소금을 자처하는 정현욱(오른쪽)과 권오준이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을 하루 앞둔 28일 대만 타이중 스플렌더호텔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환하게 웃고 있다. 타이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삼성 불펜의 필승조는 어느 팀에 가든 마무리 투수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삼성의 투수력이 강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없인 팀워크를 이루기 어렵다. 선발과 마무리 사이에서 묵묵히 ‘빛과 소금’이 되는 고참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하다. 삼성 투수진 가운데 최고참인 정현욱(33·1996년 입단)과 둘째 권오준(31·1999년 입단)이 그렇다. 둘을 소프트뱅크와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을 하루 앞둔 28일 대만 타이중 스플렌더호텔에서 만났다.

둘은 전날 대만 퉁이와 격전을 치르고 28일 오전 2시가 넘어 숙소에 돌아온 뒤 녹초가 됐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정현욱은 “최고의 선수가 모인 만큼 불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내가 등판하지 못해도 서운하지 않다. 팀을 위해 무엇을 할지 생각하는 게 삼성 투수들이다”라고 말했다. 권오준은 “우리는 단체 러닝을 할 때 선배들이 선두에 설 정도로 솔선수범한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정현욱은 삼성 불펜의 정신적 지주다. 정현욱은 6월까지 삼성의 2군 훈련장인 경산 볼파크 주변에 집을 얻어 쉬는 날에도 훈련을 거르지 않는 성실맨이었다. 그는 “먼저 한 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뛰어난 후배들이라 지시나 강요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2000년대 중반 최고의 구원으로 이름을 날렸던 권오준은 2008년 두 번째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해 투수로서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2010년 불가능할 것 같던 재활에 성공해 다시 마운드에 섰다. 그의 치열했던 재활 과정은 관련 학회에 보고됐을 정도로 기적적이었다.

권오준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맹활약을 펼쳤다. 27일 아시아시리즈 퉁이와의 경기에선 3-3 승부처에 등판해 2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류중일 감독은 “권오준이 없었다면 결승에 오르기 어려웠을 것이다”라며 칭찬했다. 권오준은 “부상에서 복귀한 후 이렇게 많이 던진 건 처음이다. 힘들지만 큰 경기에만 서면 더 재미있고 집중도 잘된다”며 일본과의 결승전 승리를 다짐했다.

정현욱과 권오준은 29일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에서도 승부처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정현욱은 일본전을 위해 아껴 뒀다. 권오준도 공이 좋아 히든카드로 대기시킬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결승전 선발로 장원삼을 내세운다. 소프트뱅크는 이와사키 쇼가 선발 등판한다.

타이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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