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재상 “쾅” 최동수 “쾅”… 벼랑 끝 SK 구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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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 등 필승불펜 1점차 승리 지켜

삼성 2-1로 꺾고 2패뒤 1승 반격 발판

“가끔 우리 애들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프로 18년차 베테랑 최동수는 요즘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 야구의 진수를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다. 지난 시즌 중 LG에서 SK로 트레이드된 그는 올해가 SK 유니폼을 입고 뛰는 첫 포스트시즌이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한 뒤 그는 동료들에게 크게 놀랐다. 힘 한 번 못 쓰고 졌지만 어떤 선수도 흔들리지 않았다. 최동수는 “힘들겠다고 생각한 건 나밖에 없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은 모두 승리를 확신했다”고 했다. SK는 결국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넘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롯데까지 제쳤다.

한국시리즈에서 SK는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삼성과의 1, 2차전에서 내리 간발의 점수 차로 진 것이다. 3차전을 앞두고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난 최동수는 담담하게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선수들은 앞으로 두 번 더 지기 전에 네 번 먼저 이기면 된다고 말한다. 패배 속에도 여유가 있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팀이 있다면 그게 바로 SK다”라고 했다. 지난해까지 28번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번을 지고 우승한 경우는 딱 한 번 있었다. 2007년의 SK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시즌 평균자책 1, 2위를 기록한 두 팀의 대결답게 이날도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필승 불펜을 보유한 두 팀이다 보니 선취점을 내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먼저 기회를 잡은 건 삼성이었다.

3회 SK 선발 투수 송은범이 흔들리는 틈을 타 1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3번 타자 채태인과 4번 타자 최형우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4회 초 공격에선 2사 2루에서 진갑용의 좌전 안타 때 2루 주자 강봉규가 홈으로 쇄도했으나 좌익수 박재상의 정확한 홈 송구에 걸려 득점에 실패했다.

박재상은 곧 이은 4회 말 공격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선발 저마노의 한가운데 높은 직구를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깼다. 최동수도 1-0으로 앞선 5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저마노의 높은 공을 끌어당겨 왼쪽 스탠드에 꽂히는 쐐기 1점 홈런을 쳐냈다.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40년1개월17일) 홈런이었다.

SK는 6회 이후 이승호(20번) 정대현 정우람 엄정욱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앞세워 2-1로 1점차 승리를 따내며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발 등판해 5이닝을 4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송은범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두 팀의 4차전은 2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선발 송은범 호투 고마워”

▽이만수 SK 감독 대행
=선수들이 불굴의 투지를 보여줬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한 것이 승인이다. 송은범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호투했다. 포수 정상호가 4회 블로킹을 못했으면 경기는 넘어갔다. 박재상이 홈 송구를 잘했지만 바운드가 무척 까다로웠다. 정상호는 대한민국 최고다. 허리 무릎 골반 등 안 아픈 곳이 없지만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다.

▼“3회 2사 만루 삼진 아쉬워”

▽류중일 삼성 감독=찬스 때 적시타가 나오지 않아 잔루가 많았다. 3회 2사 만루에서 나온 삼진과 4회 도루 실패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타자들이 정규시즌보다 컨디션이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쳐야 한다. 오늘 테스트한 정인욱 배영수의 구위가 좋아 만족한다. 필승조를 아꼈으니 4차전은 총력전을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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