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유명한 4대 뮤지컬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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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임형주의 뮤직 다이어리]

동아일보 9월 3일자 A23면에는 ‘기존 뮤지컬에 대한 반란 뮤지컬, 구텐버그’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평점이 별 4개 반(★★★★☆)이라고 하네요.

국내 문화예술계에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시기는 2000년대 초반입니다. 해외의 대형 뮤지컬이 정식 라이선스를 통해 국내에서 공연됐거든요. 저작권과 제작시스템을 그대로 들여와서 한국인 배우와 스태프가 재창작해서 공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서울의 LG아트센터에서 약 7개월 동안 공연되며 수십만 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국내에 뮤지컬 열풍을 몰고 온 계기였습니다. 오늘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4대 뮤지컬’에 대해 이야기할게요.

○ 뮤지컬의 역사를 다시 쓴 ‘오페라의 유령’

국내 처음으로 뮤지컬 열풍을 일으킨 작품이 ‘오페라의 유령’입니다. 영국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입니다. 오페라를 한 번도 보지 않았거나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도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명작입니다. 예를 들어 △더 팬텀 오브 디 오페라(The phantom of the opera) △올 아이 애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 △싱크 오브 미(Think of me) 같은 아리아는 뮤지컬과는 별개로 현재까지 엄청난 인기를 누립니다.

이 작품은 웨버가 프랑스의 유명 작가 가스통 르루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 때문에 파리 오페라하우스의 지하에 숨어사는 천재 음악가 팬텀, 그가 사랑하는 오페라하우스의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녀를 열렬히 사랑하고 사모하는 또 한 명의 남자인 귀족청년 라울. 세 주인공의 삼각관계를 담았습니다.

화려하고도 감미로운 음악과 발레, 합창단은 물론이고 마치 파리 가르니에 오페라하우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무대세트. 그야말로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를 겸비해 ‘지상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1986년 초연 이후 27년간 공연되고 있습니다.

○ 감동의 대서사시, ‘레 미제라블’


올해 국내 및 해외 문화예술계의 인기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요. 싸이의 강남스타일? 레이디 가가의 새 앨범? 이들 못지않게 뜨거운 인기를 누린 작품이 ‘레 미제라블’입니다. 작년 말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됐습니다. 뮤지컬 ‘레 미제라블’을 바탕으로 만들어 전 세계 팬들에게서 더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뮤지컬 ‘레 미제라블’은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매진 행렬 속에 공연되는 중입니다. ‘오페라의 유령’이 처음 공연되기 1년 전인 1985년에 선을 보인 뒤 런던에서 최장기 뮤지컬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기에 극의 구성과 전개가 탄탄합니다. 프랑스혁명 그리고 시대와 세대를 오가는 격동의 스토리를 담았지요. 힘차고 웅장한 남성 코러스의 아리아 ‘Look down’은 굉장히 매력적이죠. 여주인공들이 부르는 ‘I Dreamed A Dream’, ‘On My Own’ 역시 아름답고요.

○ 비운의 사랑을 그린 ‘미스 사이공’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레 미제라블’을 탄생시킨 클로드미셸 쇤베르와 알랭 부빌 콤비의 작품입니다. 이들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감명을 받아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하려다가 1985년 영국의 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고 뮤지컬 ‘미스 사이공’을 제작합니다.

기사는 베트남전쟁이 종식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전쟁 속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미군 파일럿과 베트남 여인의 비극적 사랑,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베트남 여인이 자기의 아이와 공항에서 생이별을 하는 사진이 함께 실렸지요.

‘미스 사이공’은 작품 집필 5년여 만인 1989년 런던에서 역사적인 초연 무대에 올랐습니다. 수년에 걸친 사전조사와 세계 순회 오디션, 그리고 1000만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였습니다. 관객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1991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 공연을 앞두고는 3700만 달러어치의 티켓이 사전에 매진됐습니다.

미군 장교 크리스와 베트남 여인 킴의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는 많은 관객과 비평가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킴이 부르는 아리아 ‘아이 스틸 빌리브(I still believe)’와 크리스와 킴의 듀엣곡인 ‘태양과 달(Sun and moon)’은 백미로 꼽힙니다. 실제 헬리콥터가 등장할 정도로 베트남전쟁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블록버스터’ 뮤지컬이라는 애칭을 갖게 됐습니다.

○ 판타지’ 뮤지컬의 결정판, ‘캣츠’

앞서 소개했던 ‘오페라의 유령’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T.S. 엘리엇의 우화시집을 모티브로 만들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이 뮤지컬에 비판을 가하는 평론가가 많지 않지만 초연 당시만 해도 호불호가 엇갈렸습니다. 고양이를 캐릭터로 만들어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독특한 구성과 신비로운 무대 연출 덕분에 많은 관객을 불러 모았습니다. 미국이 낳은 최고의 디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캣츠’의 여주인공 중 하나인 그리자벨라의 메인 아리아 ‘메모리(Memory)’를 자신의 앨범에 수록하면서 이 뮤지컬이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고양이의 세계를 인간 세계와 삶에 빗댄 풍자를 바탕으로 배우의 익살스러운 연기, 또 아름다운 멜로디와 박력 있고 신명나는 현대적 비트의 음악. 한마디로 뮤지컬 ‘캣츠’는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현대판 동화’라고 표현하면 알맞을 것 같아요.

임형주 팝페라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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