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김덕경/스펙 쌓기만 열중하는 게 철든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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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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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 철들거니, 너는….” 밤이 늦도록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일 때면 어김없이 전화가 울리고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그러고는 국가고시에 붙은 누구 이야기, 유수 기업 취직에 성공했다는 누구 이야기가 귀가 따갑도록 이어진다. 머리가 묵직해지고 가슴이 뜨끔해온다. 그래서 잊자고 넘긴 술은 왠지 더욱 쓰기만 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고등학교 시절,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대학이라고 배운 것 같긴 한데 학문의 자유를 논하기는 정말이지 새삼스럽기만 하다. 일부 학생은 봉사활동마저 자신을 치장하기 위한, 아니면 이력서의 한 칸을 더 쓰기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 상투적으로 요약하자면 그들은 지금 스펙을 쌓는 중이다. 스펙이 무슨 의미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는 고심하지 않는 듯하다. 여유는 망설임이라고 누구는 말한다. 우리 대학생에게 자신만의 결승점을 찾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금만 여유를 갖고 주위를 돌아보면 자신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기회가 의외로 많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인문학 강좌나 명사의 특강, 봉사활동 프로그램, 리더십 캠프는 좋은 기회다.

나는 모교 홍보대사 활동을 하면서 내 적성이 어떻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다. 홍보대사 활동을 통해 단순히 스펙 쌓기 만으로 얻을 수 없는 많은 것을 얻었고 현실을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됐다. 나중에도 이 활동이 나의 인생에 밑거름이 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지금의 대학 현실에서 여유를 찾기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간혹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유를 갖고 여러 경험을 하며 자신만의 결승점을 찾을 수 있다면 기나긴 달리기에도 힘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구는 이렇게 얘기한다. 현실을 보지 못하고 이상만을 좇고 방황하는 것은 철들 줄 모르는 청춘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하나. 아직 우린 젊은 것을!

김덕경 영남대 국제통상학부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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