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원흥보금자리 송전탑 갈등 ‘찌릿’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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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철탑 2개 이전 요구
LH “100억 비용… 수용 못해”

경기 고양시 원흥보금자리지구 입주예정자와 사업시행사인 LH가 송전철탑 이전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16일 국가권익위원회가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LH는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일대 129만 m²(약 39만 평) 규모로 2만2000여 명을 수용하는 보금자리지구를 조성 중이다. 2013년까지 아파트 8600여 채를 공급할 예정이다.

LH는 현재 지구 안에 있는 4개의 송전철탑 가운데 조성사업이 마무리되기 전에 2개를 지중화할 계획이다. 문제는 지중화하려면 고압선을 땅속으로 묻는 지점에 높이 25m인 중계철탑(케이블 헤드) 2개를 설치해야 하는데 단지와의 거리가 64m(1블록), 146m(4블록)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은 “케이블 헤드도 송전철탑과 다를 게 없다”며 단지와 40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이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입주예정자들은 LH가 추진한 서울 서초지구 및 고양 삼송지구와 비교해 차별받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지구 내에는 완벽하게 고압선을 땅에 묻어 케이블 헤드를 설치하지 않거나 개발지구와 40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송전철탑을 이전해 줄 계획이다.

입주예정자 대표 김현준 씨(35·서울 은평구)는 “LH가 보금자리주택이라고 입주자를 무시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분양공고에는 케이블 헤드가 있다고만 했지 정확한 거리를 표기하지 않아 알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LH 고양사업본부 관계자는 “정확한 거리를 표기하지 않았지만 분양공고문에 위치를 표시해 입주예정자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현재로서는 입주예정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발을 빼고 있다. 송전철탑을 지구 밖으로 이전하는 데 필요한 100억 원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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