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14일]단비…「월드컵16강雨」인가…

  • 입력 1998년 6월 13일 19시 40분


우리나라엔 한(恨)풀이 비가 종종 내린다. 음력 5월10일의 태종우(太宗雨).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가뭄속에 ‘이날만은 비가 내리게 하리라’며 죽어간 조선 태종의 염원이 담겨 있다. 농부들은 풍년을 기약하는 태종우를 도롱이도 쓰지않고 고스란히 맞았다.

음력 6월29일 진주에 내리는 비는 남강우(南江雨). 임진왜란 때 진주성이 함락돼 많은 여인들이 남강에 몸을 던졌는데 이들의 한이 비가 되어 쏟아진다는 것.

제주도엔 음력 7월1일 광해우(光海雨)가 추적추적 온다. 이곳에 유배돼 생을 마감한 광해군의 넋을 달래는 비다.

14일은 월드컵에 남편과 애인을 빼앗긴 여성들의 속타는 마음을 식혀줄 시원한 비가 내리겠다. 아침최저 15∼19도,낮최고 18∼24도.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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