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4일]햇살은 산기슭을 적시고 들엔 봄내음

  • 입력 1998년 2월 3일 20시 27분


겨울과 봄이 맞닿아 있다는 입춘(立春). 산정(山頂)의 ‘흰’ 이마는 아직 차고 시린데, 옛사람들은 이날 보리뿌리를 캤다. 봄기운으로 살큼 벌어지는 하늘과 땅의 틈새를 엿보듯.

해동천(解冬天)이라. 겨울하늘이 마냥 곱다. 눈은 산 위에서 내리고 봄은 저 아래 들녘에서 온다던가. 산기슭을 적시는 햇살. 숨소리가 고르다. 계곡의 얼음비늘도 봄의 체온에 볼을 부비는 듯.

하지만, 겨울을 아프지 않은 봄이 어디 있으랴. 어느 시인의 말대로, 한겨울의 품 속에서 서럽게 서럽게 커온 봄. 기억하라. 이 봄이 오기까지 제 언 살 터져가며 씨알의 뿌리에 젖 물려온, 그 참혹했던 겨울 사랑을….

더러는 맑고 더러는 눈. 아침 영하10도∼영상1도, 낮 영하3도∼영상8도.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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