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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달라도 다함께]외국노동자 쿼터 배정… 결혼이민자 가족 우선?

입력 2013-03-13 03:00업데이트 2013-05-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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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에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올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6만2000명이 한도다. 이 제도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최장 4년 10개월간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와 협약을 맺은 15개 국가에만 해당한다. 노동자 ‘쿼터’는 매년 정한다.

이 쿼터의 일부를 결혼이민자의 모국 가족에게 우선 할당하는 방안이 시행되기도 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방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10대 다문화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실 주최로 이 공약을 논의하는 첫 간담회가 열렸다. 여성가족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의 과장급 실무 담당자도 참석했다.

당초 이 방안은 결혼이민자들이 모국의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을 호소해 만들어졌다. 결혼이민자의 모국 가족을 한국에서 일하게 할 경우 다문화가정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 방안이 타당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고준기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 원장은 “현재 결혼이민자 대부분이 친정으로 돈을 송금하는데, 이 때문에 부부 불화가 생기기도 한다. 이 방안이 도입되면 모국 가족이 한국에서 돈을 벌게 되므로 결혼생활이 좀 더 안정될 것”이라며 찬성했다.

그러나 정기선 이민정책연구원 연구교육실장은 “이 방안이 시행된다고 해서 다문화가정이 안정될지 의문이다. 오히려 위장 결혼, 신분 세탁과 같은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모국 가족이 국내에서 일하면 결혼이민자들은 한국인 남편과 소통을 덜 하게 될 수도 있다.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인과 잘 지내도록 배려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외국인에게 우선권을 주면 다른 외국인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그보다는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 간의 왕래를 활성화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 거쳐야 할 법적 절차도 남아 있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이보다 조금 ‘등급’을 낮춰 한국인 고용주가 외국인 근로자를 검색해 열람하는 시스템에서 결혼이민자의 모국 가족을 먼저 노출시킬 수는 있다. 이 경우 정부 방침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이자스민 의원은 “사회적인 합의가 우선 돼야 하는 만큼 공약을 어떻게 추진할지는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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