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베이징]길이 21km ‘세계최대 龍’ 자연보호앞에 무릎

  • 입력 2007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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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조상 중 한 명으로 여기는 황제(黃帝) 헌원(軒轅)의 전설이 깃든 스쭈(始祖) 산 능선을 따라 세계에서 가장 긴 ‘천하 제1용(龍)’을 만들겠다는 대형 프로젝트가 결국 무산됐다.

허난(河南)상보는 지난달 28일 허난 성 신정(新鄭) 시 스쭈 산에 건설 중이던 대규모 콘크리트 용 건축 공사를 현지 지방정부가 중지시켰다고 보도했다.

중국을 뜻하는 ‘화샤(華夏)’를 넣어 ‘화샤 제1 쭈룽(祖龍)’(사진)으로 명명된 이 용의 길이는 무려 21km. 머리 높이는 29.9m, 몸통 높이 12m, 너비 9m로 용의 몸 안 지름만도 6.6m에 이른다.

민간업체 쭈룽(祖龍)공사가 2005년 5월 시작한 이 공사의 비용은 3억1118만 위안(약 379억 원). 최근 머리와 800m가량의 몸통이 완성됐고 건국 60주년을 맞이하는 2009년 10월 1일 완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이 프로젝트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환경훼손 논란이 일었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시나닷컴의 여론조사에서는 90% 이상이 반대했다.

부정적인 여론이 높자 중국 환경당국은 환경평가에 나섰고 결국 건축허가를 내줬던 신정 시 정부가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이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신정 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사를 승인했으며 건설업체는 이에 따라 용 공사 외에도 200무(1무는 약 666.7m²)에 이르는 제사용 광장과 호텔, 음식점, 주차장을 지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밍쭤(吳明作) 허난 성 생태학회 이사장 겸 허난농업대 임원임예학원 교수는 “2005년 국가급 삼림공원으로 지정된 명산에 대규모 콘크리트 건축물을 짓는 것은 삼림생태와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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