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요커]뉴욕택시 “GPS-카드결제 싫다” 파업 채비

  • 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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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명물이자 뉴요커들의 발 역할을 하는 ‘옐로캡’(노란 택시)이 22일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택시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및 신용카드 결제 장치를 의무화한 뉴욕 시의 최근 결정이 사태의 발단. 전체 뉴욕 택시 운전사 4만4000여 명 중 4분의 1이 가입한 ‘뉴욕택시운전근로자연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의 결정대로 최첨단 장치가 설치되면 택시 승객들은 뒷좌석에서 모니터를 통해 택시의 위치는 물론 뉴스와 날씨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뉴욕 시는 GPS와 신용카드 결제 장치가 택시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운전사들을 설득하고 있다.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찰이나 소방당국이 택시 위치를 곧바로 파악하면 사고 수습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택시노조는 신용카드 결제 장치로 요금을 계산하다 보면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나아가 GPS가 설치되면 택시 운행 과정이 실시간으로 파악돼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뉴욕 택시노조는 앞서 지난달 5일 시한부 경고파업을 통해 세를 과시한 바 있다. 이번에 전면 파업이 이뤄지면 뉴욕 시 교통에 대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선 보통 집집마다 자동차가 2, 3대씩 있지만 맨해튼의 경우 땅값이 비싸 주차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가용은 4가구당 1대꼴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맨해튼에서 옐로캡은 지하철, 버스와 함께 핵심적인 교통수단 역할을 하고 있다.

뉴욕에서 옐로캡은 연간 2억4000만 명의 승객을 수송하며 총수입은 15억 달러(약 1조4250억 원)에 이른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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