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 한달]一國兩制실험 순항…증시 되레 활황

  • 입력 1997년 7월 29일 20시 43분


홍콩주권이 중국에 이양된지 30일로 만 한달이 됐다. 우려와 기대가 교차되는 가운데 한달을 보낸 홍콩 주민들은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경찰의 배지나 우체통 우표, 요트클럽 등의 명칭에서 「로열」이라는 영국황실에 대한 충성을 표시했던 문구가 빠지고 대형 호텔이나 관공서에 게양된 붉은색의 오성기와 홍콩특별행정구의 기(旗) 정도가 변화랄 수 있다. 홍콩의 유력지 명보의 한 논설위원은 『많은 언론들이 귀속후 홍콩의 변화를 찾으려고 하지만 발견하기 힘들다』고 토로하고 『주민들의 동건화(董建華)초대 행정장관에 대한 신임도 높아 「중국지배하의 홍콩」이라는 것을 전혀 의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콩 주민들은 일국양제(一國兩制)가 궁극적으로 중국 전체가 홍콩식으로 변하는 일국양제(一國良制)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심사였던 홍콩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난달 27일 홍콩증시 폐장 당시 항셍지수 1만5천1백96에서 최근까지 지수가 5백이상 오르는 등 낙관적인 전망이 오히려 높다. 최근 동남아에서 확산되는 통화위기도 홍콩증시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아 이양후에도 홍콩경제는 건재함을 입증하고 있다.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던 민주화운동세력의 시위도 별반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동건화정부는 「중국에 적대하고 체제를 전복하려는 기도」를 하지 않는 한 시위를 허용한다는 영국총독부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민주당 등에 의한 몇차례의 시위도 경찰과의 마찰없이 진행됐다. 대 북한 관계도 중국은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홍콩은 「일국양제」원칙에 따라 과거 홍콩의 정책을 유지, 북한주민에 대한 출입국을 제한하는 규정도 그대로다. 중국 내륙인의 홍콩에 대한 입국통제도 강화돼 중국인의 「홍콩드림」도 영국 총독부시절보다 더 어렵게 됐다. 그러나 한때 대영제국의 위용을 자랑하던 홍콩섬 구영국총독부에서는 유니언 잭이 내려졌고 박물관으로의 개조작업이 한창이다. 빅토리아항을 바라보고 솟아있는 홍콩주둔 영국군 총본부 프린스 오브 웨일스에는 중국 오성기와 홍콩특별행정구의 깃발이 나란히 게양돼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일국(一國)하 주권회복을 과시하듯 중국 홍콩간 변경검문소에서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홍콩과 중국을 드나들고 있다. 〈홍콩〓정동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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