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메르스 종식과 관광한국의 미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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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난해 메르스가 한국 관광에 미친 영향은 너무나도 컸다. 6월에 시작된 이 사태로 그 전까지 매월 전년보다 두 자릿수로 증가하고 있었던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들의 방한 추세가 결정적으로 꺾여 업계에 큰 피해를 입혔다. 메르스 종식을 위한 당국의 신속한 대응과 각계의 활발한 프로모션 활동으로 다행히 4분기(10∼12월)에는 방한 외래객 365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메르스 시작 이전의 활발했던 방한 추세를 감안한다면 사실상 메르스 여파는 연말까지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 메르스라는 위기를 뒤로하고, 2016년 새로운 출발을 기하는 시점이다. 메르스를 통해 국내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목도했고, 바야흐로 관광대국으로 가는 대장정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면 이제 뿌리가 깊은 과제들을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해결책을 각계가 함께 찾아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인바운드 여행시장의 다변화다. 전체 외래 관광객 중 45%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더불어 신흥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란 등 무슬림 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공략, 그리고 침체 일로에 있는 제2시장인 일본인 관광객의 방한 수요를 하루빨리 회복하는 일이 필수불가결하다. 또 마이스(MICE), 의료관광, 크루즈 관광 등 고부가가치 관광시장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

두 번째는 국내 관광 인프라의 획기적인 확충이다. 현재는 개별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객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국인이 즐겨 찾는 트렌디한 관광지에서 어느 시점부터는 외래 관광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는 한국인이 별로 가지 않는 곳에는 외래 관광객 역시 가는 법이 없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국민이 갈 만한 곳들이 국내에 많아야 하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외래 관광객 수요로 이어지는 구조가 확립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는 인프라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즉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라는 소프트웨어와 함께 객실, 식당, 교통 등 하드웨어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것이다. 더불어 외래 관광객을 친절히 맞이하는 ‘K스마일’이 함께 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이 불과 2년 만에 1000만 명 가까이 늘어난 급격한 외래 관광객 수요를 큰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런 관광 인프라가 이미 준비돼 있었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세 번째는 개별 관광객 시대에 맞춘 관광산업의 체질 변화다. 이제 맞춤형 다품종 소량생산이 대세인 시대다. 개인이 페이스북으로 독특한 체험상품을 알선해 관광객을 모집하는 게 가능하고, 사람들은 스스로 정보를 찾아 자신만의 여행을 저렴하게 하려고 한다. 결국 변화하는 새로운 트렌드에 눈을 떠야 하고, 정보통신기술(ICT)에 입각한 다채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게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흐름에 따라 무슬림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관광시장 유치 강화, 유커 맞춤형 콘텐츠 강화, 관광서비스 품질관리, 그리고 ICT 기반 융복합 사업 창출 등의 새로운 시도를 준비했다.

힘들었던 2015년을 교훈 삼아 올해엔 관광업계는 물론이고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각계가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지혜를 발휘해서 미래의 성장동력인 관광산업의 기초 체질을 튼튼히 다지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메르스#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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