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朴재정, 오늘도 과천 안오셨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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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은 박재완 재정부 장관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재정부 장관 바쁜 거야 당연한 얘기지만, 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는 날 자체가 손에 꼽을 만큼 드뭅니다. “일주일에 평균 한 번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이 재정부 고위 관계자의 귀띔입니다.

과천청사 1동 7층에 넓은 집무실과 대회의실까지 갖추고 있는 박 장관이지만 정작 그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를 자주 이용합니다. 장관 취임 이후 박 장관이 직접 주재한 20차례 회의 중 13번이 중앙청사에서 열렸고, 과천에서는 7번만 개최됐습니다. 그나마 8월 들어서는 한 번도 과천에서 회의를 열지 않았습니다. 25일 주재할 경제정책조정회의 역시 중앙청사에서 하기로 예정돼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박 장관의 ‘중앙청사 애용’을 실용이라는 관점으로 보기도 합니다. 과거부터 부총리급 대우를 받아온 역대 재정부 장관들은 자신의 권위와 의전을 위해서라도 회의 장소로 과천청사를 고집했던 측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재정부 관계자는 “상당수 장관이 서울시내에 있고 청와대에 들어갈 일도 많은데 굳이 과천에서 회의를 열 필요가 없다”며 “예전에 과천에서 장관급 회의를 주재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차관을 대신 참석시키는 부처가 꽤 많았다”고 말합니다.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 재정부 장관 집무실을 뒀던 건 과거부터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역대 장관들도 과천보다는 명동 집무실을 자주 이용해 왔습니다.

재정부의 한 관료는 “박 장관의 중앙청사 애용은 세종시의 어두운 미래를 보는 것 같다”고 걱정합니다. 광화문에서 25km 떨어진 과천 집무실조차 길에 버리는 시간이 아까워 외면 받는 상황인데, 서울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세종시는 얼마나 비효율적이겠느냐는 지적입니다.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다 해도 한계는 분명 있습니다. 청와대도, 국회도, 한국은행도, 금융위원회도 서울을 떠나지 않습니다. 마침 22일 오전 과천청사 정문 앞에서는 세종시 푸르지오 아파트 특별분양을 알리는 전단이 뿌려졌습니다. 세종시 이전을 1년 반 앞둔 과천청사 공무원들은 이래저래 심란합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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