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가 랠리는 외국인의 그칠 줄 모르는 ‘한국 주식 사랑’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시장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도 외국인들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앞으로 이들의 투자행태는 경기와 주가 프리미엄, 환율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거시환경 측면에서 볼 때 올해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추가로 강하게 들어오는 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 금융부실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았지만 위기 진원지인 다른 국가들에 버금가는 고강도 경기 부양책과 저금리 정책을 펼쳤다. 거기에 환율 효과까지 겹치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기회복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제부터 경기라는 재료는 증시에서 양면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가시적인 경기회복은 신선한 뉴스가 되기 힘든 반면 세계에서 가장 탄력적으로 경기회복을 보이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신속한 출구전략 국가’로 지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리를 인상하고 유동성을 축소하면 외국인들은 위험자산인 해외주식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다.
둘째, 국내 주식의 프리미엄 재조정 차원에서 본다면 앞으로 외국인의 러브콜은 계속될 수도 있다. 한국 주가도 이제 세계 속에서 좀 더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회계장부의 투명성과 주주중시 경영,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국내 우량기업의 프리미엄이 주가에 좀 더 반영될 수 있다. 다만 이 프리미엄 조건들이 국내 주가에 반영돼도 이것이 경기에 앞서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면 속도위반에 따른 경고를 받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자본 이동의 촉매이자 제동장치인 환율은 당분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에 중립적으로 작용할 듯하다. 세계 경제가 회복될수록 비(非)달러 지역의 자산에 대한 매력은 커지겠지만 동시에 경기회복에 따른 미국의 금리인상은 지금의 달러 캐리트레이드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아직도 추가 하락의 여유가 있어 당장 글로벌 자금의 국내 유입을 막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환율이 더 떨어진다면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 매수에 신중해질 것이 분명하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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